[차이나리포트] 중국 넘어 세계로, 中 스마트폰 3.0 시대 열렸다

2017-02-23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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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애플 바짝 추격하는 중국 스마트폰, 中 시장 장악

인도, 아프리카 등 시장도 진출, 저가에서 중·고가, 고사양으로

지난해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킨 오포의 R9. [오포 광고]


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최근 세계 스마트폰 시장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삼성과 애플의 독주였던 시장이 중국 브랜드의 거침없는 성장으로 지각변동을 겪고 있다. 화웨이가 삼성과 애플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고 중국 시장을 장악하며 급부상한 오포(OPPO)와 비보(vivo)도 주목된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시장 5위권에 이름을 올린 기업 중 3곳이 중국 업체였다. 1위는 3억1140만대를 판매하며 시장 점유율 21.2%를 기록한 삼성이었고 애플이 2억1540만대(14.6%)로 2위에 올랐다. 화웨이가 1억3930만대(9.5%)로 3위, 오포와 비보가 6.8%, 5.3% 점유율로 그 뒤를 따랐다. 3개 중국 업체의 시장 비중은 21.6%로 삼성을 웃돌며 스마트폰 시장도 붉게 물들고 있음을 보여줬다. 
이들 기업의 성장세는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의 입지 변화와 연관된다. 이는 또, 저가폰을 대량생산하던 중국이 새로운 전략, 기술력으로 글로벌 소비자의 입맛을 만족시키며 시장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는 의미기도 하다. 

지난해 중국 시장 점유율 1위는 혜성같이 등장한 오포로 7840만대를 출시해 시장 16.8%를 차지했다. 애플은 시장점유율 9.6%로 4위에 그쳤고 갤럭시 노트7 발화사건을 겪은 삼성은 5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 세계로 뻗어가는 중국산 스마트폰

중국 시장을 절반 이상 점령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는 최근 세계 시장으로 발길을 재촉하고 있다. 특히 인도와 아프리카에서의 활약에 눈에 띈다.

카운터포인트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2015년 14%에서 지난해 46%로 급증했다. 이미 인도인이 쓰는 스마트폰 두 대 중 하나는 중국 브랜드 제품이라는 의미다.

샤오미는 인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위로 향후 3~5년내 1위 등극을 목표로 내세웠다. 화웨이는 지난해 10월 ‘ 메이드 인 인도’ 플랜을 가동하고 올해 인도 시장 점유율 10% 확보를 자신했다. 오포와 비보는 물론 진리(金立) 등이 인도 생산공장 확보를 계획하고 있다. 

아프리카 시장은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중국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선전 트랜션(TRANSSION 深圳傳音)이 활약하고 있다. 중국 소비자에게도 낯선 브랜드지만 아프리카 주요 국가 스마트폰 시장의 40%를 장악한 상태다. 세계 스마트폰 판매 순위도 7위다. 2006년에 탄생한 트랜션은 지금까지 유심칩 2개 사용이 가능한 2억9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 저가에서 중·고가 고사양으로, 中 스마트폰 3.0 시대 열려

최근 몇 년간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등장한 다크호스에 세계의 시선이 쏠렸다. 샤오미가 그랬고 최근의 오포와 비보가 그렇다. 새로운 영웅이 탄생할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스마트폰 시장의 빠른 변화 혹에 도약의 기회가 숨어 있었기 때문이다. 저가, 저사양 폰을 선호했던 중국인들은 더 많은 기능을 원하고 품질을 중시하게 됐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통신업체 주도 스마트폰 보급이 주를 이뤘던 1.0시대에서 샤오미, 화웨이, 쿨패드 등 IT 기업이 치열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경쟁을 벌였던 ‘춘추전국시대’를 지나 이제 3.0 시대를 맞이했다. 중국전자보(中國電子報)는 하이엔드 시장이 커지고 △ ‘오르고(漲)’ △ ‘안정되고(穩)’ △ ‘침투하는(沉)’ 스마트폰의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고 최근 보도했다. 

우선 저가 위주였던 중국 스마트폰의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소비자의 수요가 다양해지고 기준이 높아지면서 고사양을 갖춘 중·고가 스마트폰의 인기가 높아진 때문이다. 최근 중국 스마트폰 가격이 삼성전자 제품과 비슷한 수준까지 오르며 '저가 시대'에 안녕을 고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중국 스마트폰 업체가 살기 위해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날로 높아지는 원가를 감당하고 경영안정을 위해 가격 인상을 필연적이라는 것이다. 1월 초 메이쭈가 부품 가격 상승, 달러 강세 등을 이유로 가격 인상을 선언했다. 샤오미도 훙미4 시리즈 가격을 100위안 상향조정했다.

격변을 거듭했던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안정을 찾을 전망이다. 새로운 기업이 급부상해 다시 지각변동을 일으킬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미다. 일부 기업이 시장을 장악하고 나머지 기업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중국전자보는 상위 6위권 업체가 전체 시장의 80%, 심지어 90% 가량을 차지하는 구도가 굳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아직까지 스마트폰이 닿지 않은 곳까지 침투하기 위한 오프라인 경쟁도 가열된다. 오포와 비보가 중소도시 침투 전략으로 성공을 거뒀고 화웨이, 샤오미 등도 오프라인을 통한 시장 확대를 선언했다. 샤오미는 올해 200개 대리점을 열고 3년 내 1000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화웨이도 올 중반까지 1000개 현(縣), 연말까지 2000개 현을 아우르는 오프라인 판매 네트워크를 확보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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