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호이 기자=아날로그 시대에서 디지털을 넘어 모바일 시대로 접어든 지금 SNS에서 시로 아날로그 시대의 감성을 불러 일으키는 시인이 있다. '아주경제'는 시팔이 하상욱 시인을 만나 모바일 시대 SNS로 전하는 감성에 대해 들어봤다.
Q. 하상욱 시인의 전공은 디자인으로 알고 있는데 시인이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Q. 그러면 그 전부터 시에 관심이 있었던 건 아니었나요?
Q. 하상욱 시인은 SNS 시인/시팔이로 유명한 데 SNS에 시를 올려야겠다고 생각한 계기와 시팔이 라고 불리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SNS에 글을 올린 것도 아무 계기가 없어요. 그냥 아무 계기가 없이 그냥 올린 거에요. 그리고 시팔이라는 이름도 제가 만든 거에요. 제가 만들어서 제가 부르고 있는 거고 누가 만들어 줬다거나 이런 건 아니에요. 제가 만들어서 판다는 게 좋으니까 파는 행위라는 게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굉장히 자연스럽잖아요. 나는 글을 써 팔아 먹고사는 사람이니까 시팔이라는 이름을 지은 거에요.
Q. 하상욱 시인이 <서울시1>, <서울시2>, <시밤>이라는 책을 쓰기 전 SNS에 먼저 글을 올리기 시작한 걸로 알고 있는데 책을 쓰게 된 것도 SNS에 올리게 되면서 하게 된 건가요?
A. SNS에 올려도 보는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전자책을 낸 적이 있었는데 그걸 사람들이 많이 보게 되면서 알려지게 된 것이죠. 저는 SNS에 글을 올리긴 했는데 그게 책을 내게 된 어떠한 이유가 되었다거나 그거 덕분에 출판사에서 찾아왔다거나 그런 건 아니었고 SNS는 별개였어요
Q. 시의 소재는 어디서 나오나요?
A. 글쎄요. 소재는 어디에 딱 있다고 할 만한 데는 없는 것 같고 그냥 사람들과 얘기하거나 살다가 나오는 것이지 딱히 소재가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Q. 시에 대한 영감은 언제 떠오르나요?
A. 그것도 딱히 없어요. 그런 게 있다면 참 좋겠는데 소재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겠고 영감이 어떨 때 떠오르는지도 모르겠어요. 그냥 하다보면 짜 낼 때도 있고 어떨 때 생각날 때도 있고 그런거죠.
Q. 하상욱 시인의 시를 보면 많은 사람들에게 공감이 될 만한 시, 특히 공감 시로 유명한데 공감이라는 주제로 시를 써야겠다고 한 계기가 있나요?
A. 그런 것도 없어요. 그냥 자연스럽게 글을 써 봐야지 해서 썼던 것도 아니고 그냥 SNS에 친구들이나 같이보는 정도 수준에 팔로우 밖에 없던 상황이었으니까 그냥 올린 글이에요. 어떤 계획을 했다거나 그런 건 전혀 없었어요
Q. 하상욱에게 시란 무엇인가요?
A. 직업이죠
Q. 그러면 시가 하상욱 시인의 인생에서 많은 터닝포인트가 된 것인가요?
A. 그렇긴 하죠. 굉장히 생활이 많이 바뀌었어요. 직업이 바뀌는 수준이 아니라 직업의 종류와 살아가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으니 많이 바뀌었죠.
Q. 시인이라는 직업을 갖기 전에는 어떠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나요?
A. 디자이너였기도 했고 서비스 기획자라고 기획하는 사람이었어요.
Q. 그러면 전공을 따라서 간 직업이었던 건가요?
A. 전공을 따라서 간 직업이 맞죠
Q. 지금까지 쓴 시 중에서 가장 애정이 가는 시는 무엇인가요?
A. 애정이 가는 게 몇 개가 있기는 한데 그래도 하나를 얘기를 하면 '그리운 건 그대일까 그때일까'라는 글을 제일 좋아해요
Q. 많은 학생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가야될지 잘하는 일, 좋아하는 일 중 무엇을 해야할지 고민을 많이 하는데 하상욱 시인은 무엇을 하는 게 좋을거라고 생각하시나요?
A. 그런 거 정답없어요. 자기가 선택하는 거에요. 자기가 먹고 살기 힘들어도 좋아하는 일 하겠다고 하면 좋아하는 일 하는 거고 나는 내가 좋아하는 일 포기하더라도 생활이 중요하면 생활을 위한 일을 하는거고 그런 거지 꼭 꿈을 찾아서 좋아하는 일을 하는 사람만이 멋있는 거 아니에요. 그렇게 생각하게 만드는 어른들이 나쁜 거지. 내가 내 생활을 위해서 직업을 선택하는 거 그게 뭐 어때서 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그거 아무것도 아니거든요.
Q. 많은 어른들이 '안정적인 직장을 가라!'라고 말을 많이 하는데 하상욱 시인이 시인이 되겠다고 했을 때 그런 반응은 많지 않았나요?
A. 저는 먹고 살만 했어요. 이미 그 글이라는 직업으로 아주 많은 돈을 벌진 않았지만 먹고 살만은 했어요. 그래서 전업으로 회사를 그만둘 수 있었던 것도 박차고 나온 게 아니라 그때 이미 먹고 살만 했어요. 이미 그때 돈을 벌고 있었으니까 모험이 절대 아니에요. 저는 모험을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고 그때 괜찮았고 회사를 나올 만 했어요.
Q. 하상욱 시인은 학창시절에 어떠한 학생이었나요?
A. 학생이었어요. 글쎄요 다 개개인의 개성이 있으니까 요즘엔 더욱 그런 거 같은데 그냥 너무 숨어있지도 않고 두드러지게 모든 사람들이 주목할 인기스타도 아니었어요.
Q. 어렸을 때부터 디자인을 좋아하셨나요?
A. 디자인은 좋아서 한 게 아니에요. 만화가를 포기하면서 후속대책으로 선택한 게 디자인이에요. 디자인을 되게 좋아했다기보다는 내가 그림도 그릴 줄 알고 만화가는 하기 싫으니 절충점이 뭔가 봤더니 디자인이 뭔가 거기에 있더라고요. 그림 그리는 사람이기도 하고 그래서 디자인을 선택한 거에요. 꿈이라거나 내 인생의 목표라거나 그런 건 절대 아니었어요.
Q. 그러면 어렸을 때 꿈은 무엇이었나요?
A. 만화가 였어요. 그게 18살~19살 때까지는 그거 하고 싶어서 맨날 그림 그렸던 것 같아요.
Q. 디자이너, 만화가 등 예술가를 꿈꾸는 많은 학생들이 입시 미술을 하는데 하상욱 시인도 입시 미술을 했었나요?
A. 했죠. 저는 입시미술 강사까지 했었어요.
Q. 그러면 입시 미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아주 안 좋게 생각하죠.
아주 안 좋게 생각하는데 입시미술 준비하는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될 건 당장 그게 싫다고 해서 바꿀 순 없어요.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내가 당장 입시 미술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더더욱 가르치는 사람의 입장에서도 쉽게 바꿀 수 있는 게 아니에요. 그렇다면 내가 어느정도 하고 싶은 게 그쪽이라면 하기 싫은 부분이 중간에 있을 때 그것도 이겨낼 수 있는 게 지금 현실에선 필요하긴 하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너무 잘못됐어!'라고 마음 속으로 품기만 하지 '난 거부하겠어' 이러는 건 한편으로는 너무 무모한 짓이기도 해요. 입시 미술 저는 굉장히 싫어하는데 그 와중에 얻어갈 수 있는 게 없는 건 아니거든요. 그리고 입시 미술을 통해서 대학이라는 걸 얻어갈 수 있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너무 부정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라고 말해주고 싶어요.
Q, 많은 학생들이 학교 성적으로 인해 꿈이 없고 수능 1등급 받아서 좋은 대학가는 게 꿈이 되어버린 세상을 살고 있는데 이러한 학생들을 보면 어떠한 생각이 들고 앞으로의 교육은 어떻게 바뀌었으면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A. 너무 어려운 질문인데 좋은 대학 가는 게 꿈인 건 너무 당연해요. 그게 나쁜 것도 아니에요. 좋은 대학 가고 싶은 건 인지상정 아닌가요? 당연히 좋은 학교 가고 싶고 공부 잘 해서 좋은 대학 가서 좋은 인생으로 연결되는 꿈을 꾸는 건 너무 자연스러운 거에요. 미술하는 사람도 그렇고 음악하는 사람도 좋은 학교가고 싶은 건 마찬가지 잖아요. 그거는 너무 당연한 건데 그거 하나밖에 없다고 느껴지게 만드는 게 문제겠죠.
저는 좋은 대학 가고 싶은 거 절대 문제라고 생각 안 해요. 다만 그게 아니면 안 되는 상황이 문제인 거죠.
Q, 우리나라의 교육현장에서 주어지는 시를 보면 시인으로서 어떤 생각이 드나요?
A. 저는 별 생각 없어요. 시라는 것은 그냥 판단하기 나름이고 공부하기 나름이고 느끼기 나름인 거잖아요. 저는 그거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고 싶지 않아요.
Q. 하상욱 시인이 유명해진 계기가 무한도전 출연이잖아요? 무한도전에서 출연 제의 왔을 때 어떤 반응을 했고 무한도전이 인생에 어떠한 영향을 주었나요?
A. 출연 제안은 거절했었어요. 부담되기도 하고 못친소라는 게 도저히 납득이 안 됐고 처음에 '캐스팅이 잘못됐다'라는 생각도 들었거든요. 처음에 거절을 했었는데 '무한도전 좋아하는 프로그램이니까 한번 나가보면 재미있겠다'라는 생각도 들었고 이상하게 무한도전은 나가고 싶었어요. 그게 무한도전의 힘인 것 같아요.
Q. 맴버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맴버는 누가 있나요?
A. 기억에 남고 유느님 유재석 씨가 가장 인상이 깊죠.
Q. 공감시를 쓰는 시인으로서 최근 우리나라의 수많은 청년들에게 들려오는 N포세대 7포세대라는 말에 어떠한 생각이 들고 이러한 말들이 들려오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안타깝죠 그건 안타깝다라고 밖에 이야기 할 수 없고 저도 경험했던 일이고 '조금씩 우리가 많이 바꿔 갔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Q. 마지막으로 앞으로 미래를 이끌어갈 수많은 학생들 그리고 청년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청년이 미래를 이끌어 나간다' 이런 생각 하지마요. 본인 스스로 부담만 생기고 다 똑같은 사람 아니에요? 자기 인생 최대한 자기가 잘 판단해서 살아나가면 되요. 저는 각자 인생이라는 생각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본인 스스로도 본인의 인생을 판단함에 있어 굉장히 더 자주적일 수 있고 뭔가 자기 자신을 놓지 않을 수 있다고 저는 생각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