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회피처 케이만군도 국내주식투자 '9조'

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 대표적인 조세회피처들 중 케이만군도가 국내 주식에 9조3천억원에 가까운 자금을 투자했다. 비밀계좌로 유명한 스위스에서도 국내 주식에 투자한 금액이 7조2000억원이 넘었다.

16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케이만군도 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보유액은 9조2870억원으로 전체 외국인 주식 보유액의 1.93%에 해당한다.

인구 5만~6만명의 케이만군도는 법인세, 증여세, 상속세 등을 면제해 줘 대표적 조세회피처로 분류된다.

케이만군도 투자자의 주식 보유액은 2008년 말 3조6753억원에서 꾸준히 늘어 지난해 말까지 150% 넘게 늘어났다.

이들의 보유액은 중국 투자자들(8조7010억원)보다도 많다.

지난해 말 현재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케이만군도 투자자들은 기관과 개인을 합해 3305명이었다.

이는 전체 외국인 투자자들(4만3297명)의 7.6%에 해당하며 미국(1만4383명)과 일본(3818명)에 이어 세 번째다.

스위스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 7조2440억원어치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기사

• 조세회피처 버뮤다·몰타, 암호화폐 회피처로 변신… 미래 금융중심지?
• 한국 조세회피처 지정에…원·달러 환율 상승 출발

지난해 3월 말 기준 스위스는 14조4천630억원어치의 채권을 보유해 주식과 채권을 합한 보유액은 20조원이 넘는다.

페이퍼컴퍼니가 많은 홍콩의 투자자들이 보유한 주식은 지난해 말 4조450억원이었다.

조세피난처 지역 투자자들중에는 검은머리 외국인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 나온다.

이들 검은머리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 들어와 있다면 시장을 교란할 여지가 충분하다. 진짜 외국인 행세를 하며 특정 종목을 집중적으로 사거나 팔면 국내 투자자들은 현혹되기 쉽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