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 중국도 밸런타인 新풍속도… '실용 혹은 이색'

2017-02-17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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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초콜릿 주며 사랑 확인하던 날에서 친구ㆍ동료와 우정 나누는 날로

중국, 전통적 칠월칠석보다 밸런타인데이 선호… 연인에 초콜릿 대신 장미꽃 선물

아주경제 박은주 기자 = 연인들의 달콤하고 설렘 가득한 밸런타인데이가 지나갔다. 전 세계가 동시에 즐기는 몇 안되는 기념일인 밸런타인데이는 각 곳에서 새롭게 진화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밸런타인데이는 고대 로마시대 원정을 떠나는 병사들에게 금지된 결혼을 몰래 성사시켜 주다가 발각돼 처형된 ‘발렌티노’라는 신부를 기리기 위해 생겼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3세기 후반에 순교한 같은 이름의 성인이 2명이 있으며, 또한 사적불명의 다른 수도사도 있었다고 하는데, 어느 인물에 유래하는지는 확실치 않다. 

이처럼 유래도, 국적도 불분명한 밸런타인데이지만 세계 각지에서는 이날은 남녀가 서로 사랑을 맹세하는 날로써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오늘날 미국, 영국 등 서양국가에서는 연인들이 카드나 선물을 주고 받고, 우리나라와 일본, 대만 등 지역에서는 여자가 좋아하는 남자나 연인에게 초콜릿으로 마음을 전하는 등 세계적인 기념일로 자리를 잡았다. 이웃 나라인 중국의 밸런타인데이에는 남자가 여자에게 장미꽃과 선물을 주는 날이다.

 

[사진=연합뉴스]


◆연인보다는 친구와 나누고파… 한국 밸런타인데이 新풍속도 

보편적으로 한국의 밸런타인데이 풍경은 핑크빛으로 통한다. 유통업계에서는 매년 이 날을 위해 저렴한 버전부터 프리미엄 딱지를 붙인 초콜릿 세트 패키지부터 각종 할인행사까지 다양한 이벤트를 내놓으며 사랑에 빠진 연인들을 유혹한다. 

하지만 최근 한국의 밸런타인데이 트렌드가 연인 보다는 친구나 동료에게 선물을 주는 '관계적 기념일'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연인에게 선물을 주며 사랑을 확인하는 날이었던 밸런타인데이가 이제 지인과의 관계를 확인하는 통로가 되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밸런타인데이가 사회적으로 친밀함을 확인하기 위한 수단으로 변화했다고 진단한다.

그동안 한국에서의 밸런타인데이는 여성이 남성에게 초콜릿 등을 주는 날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남성이 여성에게도 선물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다. 이처럼 밸런타인데이는 연인간에 사랑을 고백하는 날 보다 주변 지인에게 마음과 정을 표현하는 날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맞춰 유통업계 역시 적용대상 범위를 연인에서 다양하게 넓혀 저렴하고 실용적인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사진=신화사]


◆중국 젊은 층들은 전통 기념일보다 미국식 선호해… 밸런타인데이 상징은 초콜릿 아닌 장미꽃 

중국의 밸런타인데이인 칭런제(情人節·연인의 날)는 우리나라와 같은 2월 14일과 칠월칠석 두번으로 나뉜다고 알려져있다.

일각에서는 칠석보다는 정월 대보름이 중국의 전통적인 칭런제에 가깝다는 주장도 있지만 그래도 가장 보편적으로 알려진 밸런타인데이는 2월 14일과 칠석이다.

최근 중국에서도 밸런타인데이가 전통적인 대보름과 칠석을 따돌리고 '연인의 날' 기념일로 자리를 잡은 눈치다. 중국 젊은 세대들도 외국의 밸런타인데이 개념이 중국으로 유입되자 자연스럽게 칭런제를 2월 14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자가 남자에게 초콜렛을 주는 한국과는 다르게, 중국의 밸런타인데이에는 남자가 여자에게 장미꽃과 선물을 주는 날로 알려져있다. 이 개념은 한국, 일본보다는 미국, 영국 등 서양국가에 가깝다. 

이 때문에 중국의 밸런타인데이는 한국의 모습과 조금 다르다. 중국의 밸런타인데이 당일 거리에 나가면 길거리에 장미꽃을 다발로 쌓아두고 파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밸런타이데이 당일에는 원래 3~6위안(한화 500~1000원)이던 장미꽃 한 송이 가격이 8~15위안(약 한화 1300~2500원)으로 2배 이상 오르기도 한다. 

중국 소비자들은 국내산 장미보다 주로 수입산 장미를 선호한다. 이번 밸런타인데이에는 중국내 에콰도르산 장미의 한 송이 도매 가격이 100위안(한화 1만7000원)을 넘어섰다고 한다.

이처럼 밸런타인데이를 전후로 중국의 화훼시장에 가면 '수입장미'라고 써놓은 팻말을 간판에 걸어놓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볼 수없는 중국의 밸런타이데이 만의 진풍경이다.

◆돈에 구애받지 않는 중국 젊은 연인들… "연인과 즐거우면 됐죠" 

중국의 연인들은 밸런타인데이를 어떻게 보낼까?  중국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밸런타인데이를 검색하면 '밸런타인데이 기념 이색 데이트 코스'와 '밸런타인데이 데이트 스타일 추천' 등 기사가 뜬다. 중국의 젊은 연인들도 우리와 비슷한 고민을 한다는 걸 알 수 있다.

중국 젊은 세대들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밸런타인데이에는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분위기가 좋은 곳에서 식사를 하고 영화를 보거나 로맨틱한 장소에 가 시간을 보내는 등 일반적인 데이트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함께 일출을 보거나 프로포즈를 하기도 한다.

하지만 최근 뤼마마여행망(驢媽媽旅遊網)이 발표한 ‘2017년 밸런타인데이 여행지 트렌드 결산’에 따르면 최근 중국의 젊은 연인들은 새로운 밸런타인데이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밸런타인데이에 중국 커플들은 특급호텔 및 이색적인 펜션에서 숙박을 하거나 휴가를 내고 테마파크 방문하는 것을 가장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추세는 중국 밸런타인데이의 주요 트렌드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밸런타인데이 시즌을 맞은 중국 호텔과 여행상품의 예약상황이 최대 성수기인 휴가철과 비슷한 수준까지 증가했다. 특히 올해 여행을 떠나려는 여행객들의 수요가 평상시보다 45%가 급증했다.

또 상하이 디즈니랜드, 주하이 창룽해양왕국(珠海長隆海洋王國), 광저우 창룽리조트(廣州長隆度假區), 베이징환러구(北京歡樂谷)와 같은 테마파크로 향하는 인원도 1.5배 증가했다.

2월11일부터 호텔 성수기에 진입해 밸런타인 당일(14일)의 예약규모는 평소의 2.1배에 달한다.

또한 호텔의 예약이 급증해 전체 숙박시설 예약의 69%를 차지했다. 그 중 펜션, 테마파크 호텔, 고급 호텔 등을 찾는 사람들이 과반수를 차지했다. 

고급스럽고 특색있는 숙박시설에서 차별화된 여행을 즐기고 연인과 시간을 보내는 것에는 지출 금액에 구애받지 않는 요즘 중국 신세대들의 소비 성향을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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