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국정농단' 의혹의 핵심 관계자들이 이번주 줄줄이 법정에 선다. 과거 한 배를 탔다가 아예 갈라선 뒤, 불륜 당사자로까지 지목된 '비선실세' 최순실씨와 고영태 더블루케이 전 이사의 첫 대면이 이뤄질 예정이어서 어떤 대화를 주고 받을 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는 6일 오후 2시10분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8회 공판에 고씨를 증인으로 소환해 신문한다. 고씨는 최씨의 최측근으로 분류됐지만 서로 사이가 틀어지며 국정농단 의혹을 여러 채널에서 알린 바 있다. 지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 청문회 등에서는 "최씨가 박 대통령의 연설문을 수정한 것이 맞다", "최씨가 청와대에 드나든다고 들은 적이 있다"고 전했다.
반면 최씨는 해당 게이트를 기획한 인물을 고씨로 적극 몰아갈 것으로 보인다. 앞선 공판에서 최씨는 "너무 황당하고 무리하기에 저한테도 (증인을 직접 신문할) 기회를 줬으면 한다"면서 증인에 대한 직접 신문을 재판부에 요청했고, 이를 재판부도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날 오전 10시 이성한 전 미르재단 사무총장도 증인으로 출석해 신문이 이뤄진다. 이 전 사무총장은 '미르 관련 정보를 유출하지 않겠다'고 각서를 써서 안 전 수석에게 주기도 했다. 최근 공판에서는 최씨의 지시를 받고 광고감독이자 문화계에서 이권을 챙긴 혐의를 받는 차은택씨(구속수감)가 대표인 플레이그라운드와 용역 계약을 맺어 일감을 몰아줬다고 증언했다.
법원은 한 주에 4일 동안 공판을 진행하며 심리를 본격화한다. 7일 최씨와 안 전 수석의 9회 공판에는 조성민 더블루케이 전 대표와 김형수 미르재단 전 이사장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검찰을 이들로부터 더블루케이와 미르재단 운영이나 인사 등 실질적으로 최씨가 운영했다는 의혹을 집중 추궁하고 입증할 방침이다.
8일에는 차은택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등 5명의 포스코 계열사인 광고대행사 '포레카' 강탈 시도와 관련한 재판이 있다. 포레카 매각 때 우선인수업체의 한모 대표를 회유·협박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포함한 내용이 중점 진술될 예정이다. 차 전 단장과 송성각 전 한국콘텐츠진흥원장 등이 같은날 증인석에 앉아 검찰의 신문을 받는다.
10일에는 최씨의 조카 장시호씨 등이 대기업에 동계스포츠영재센터에 후원금을 강요한 사실이 드러날 전망이다. 삼성그룹 후원금에 대해서 장씨와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최씨의 공판이 열린다. 이기우 그랜드코리아레저(GKL) 대표, 이덕주 GKL사회공헌재단 이사장, 허승욱 전 동계스포츠영재센터 회장이 증인석에 서 후원금 지원 강요 혐의를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