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거래 증가로 신용판매 실적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카드사의 본업인 신용판매에서 돈을 벌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가맹점 수수료 인하와 밴 수수료 부담이 가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카드사들은 대출 영업에 열을 올리며 고금리 이자수익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 본업에서 장사 망친 카드사들
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내 카드사들의 카드수익은 2008년 9조4152억2800만원에서 2015년 19조7169억4300만원으로 7년간 2배 이상 성장했다. 지난해도 3분기까지 15조1142억1100만원을 기록, 2016년 수익은 20조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신용판매 수익으로 볼 수 있는 가맹점 수수료는 2008년 5조5752억2400만원에서 2015년 10조7295억45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전체 카드수익 중 2008년 59.21%에서 2015년 54.42%으로 5%포인트 가량 감소한 수치다.<표 참조>
특히 전체 신용판매 이용액이 2008년 360조5666억원에서 2015년 535조1868억원으로 60% 포인트 가량 증가한 것과 비교했을 때는 실제 신용판매 수익률 감소는 상당히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신용판매 수익률이 하락한 주요 원인은 가맹점 수수료 축소다. 업종별 차이가 있긴 했지만 가맹점수수료율을 최고 5%를 육박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신용판매로 인한 카드사들의 수익은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하지만 정치권의 압박으로 인해 2013년 대거 인하한 후 지난해에도 영세·중소 가맹점의 수수료율을 각각 0.7%포인트 인하했다. 현재 영세가맹점의 수수료율은 0.8%, 중소가맹점은 1.3%다. 지난해에만 수수료 인하로 6700억원의 수익이 감소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밖에도 카드결제 1건당 120원 가량을 밴(VAN)사에 지급했던 밴수수료도 신용판매 수익 저하의 원인이다. 전체 신용판매 이용금액 및 거래건수가 증가하면서 밴수수료도 꾸준히 증가했기 때문이다. 현재 밴수수료 규모는 연간 1조원 가량이다.
◇ 고금리 장사 수익률은 ‘쑥쑥’
신용판매와 달리 카드사들이 대출을 통해 얻는 수익률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카드사들의 대출이익(현금서비스수수료+카드론수익+할부카드수수료)은 2008년 2조2908억1600만원에서 5조4291억200만원으로 증가했다. 전체 카드수익 중 차지하는 비율은 24.33%에서 28.22%로 4%포인트 가량 증가한 수치다. 특히 현금서비스 이용이 많았던 2011년과 2012년은 30%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같은 대출이익 증가는 카드사들이 본업인 신용판매를 버리고 사실상 대출사업에 치중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여러가지 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신용판매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이익률은 1% 안팎"이라며 " 때문에 카드사들의 신용판매는 어쩔 수 없는 족쇄가 되어 버리고 있어, 이익률이 높은 대출 사업에 올인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카드사들의 대출 영업 확대가 장기적인 리스크 요인을 가져올 밖에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다중채무자들을 대상으로 한 중고금리 상품 취급으로 위험 요소가 점점 커지는 경영구조로 전환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카드채 금리 인상이 예상되고, 정치권에서 카드론의 고금리 등을 문제 삼으며 금리 인하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이같은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을 때 카드사가 받게 되는 압박은 올해 어느 때보다 커질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