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뛰어든 삼성, LG, SK 등 대기업들이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 분야의 급속 성장이 예상되면서 배터리 분야를 향후 핵심 신성장동력으로 삼고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각오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1조2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전기차 배터리 연간 매출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2015년(약 7000억 원보다 약 70% 이상 성장했다. LG화학은 26일 실적 발표 시간에 올해 매출 목표를 밝힐 예정인데, 지난해 수준의 성장률을 거둔다면 2조원 돌파도 가능하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충북 오창에 세계 최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중국 난징에도 공장을 건설, 올해부터 본격 가동한다. 난징공장에서는 320㎞ 이상 주행 가능한 고성능 순수 전기차를 기분 연간 5만대 이상 생산할 수 있다.
내년 완공될 예정인 폴란드 공장의 경우 주문량 소화를 위해 올해 안에 완성되는 라인을 우선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다. 폴란드 공장이 완공되면 고성능 순수 전기차용 배터리를 연간 10만대 이상 공급할 수 있게 된다.
LG화학은 2000년대 중반 이후 본격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 진입해 현재까지 총 36조원 규모의 계약을 수주했다. LG화학 전기차 배터리 탑재를 결정한 곳은 현대·기아차를 비롯해 GM, 포드, 볼보, 아우디 등 20여개사에 달한다. 또한 현재 40만 대 이상의 친환경 전기차들이 LG화학 배터리를 탑재했다.
기술력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말 차량용 배터리관리시스템(BMS) 관련 기술력을 공식으로 인정받았다.
SK이노베이션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초 배터리, 화학, 석유개발 사업 등에 3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7’ 단종으로 악재에 시달렸던 삼성SDI의 경우 전기차 배터리를 바탕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세부적으로는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집중하는 한편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해외 시장의 환경 규제로 전기차 시장 성장 가능성이 보다 높아진 만큼 해당 분야에서의 고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이들 기업이 전기차 배터리 경쟁력 강화에 나서는 것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 전망이 밝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 주요국들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기조에도 불구하고 전기차 시장에서만큼은 성장세 지속이 예상되고 있다.
이에 각 배터리 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해당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글로벌 성장과 신사업 확대에 초점을 맞춘 전략적 투자 및 인수·합병(M&A)을 적시에, 과단성 있게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업체들의 성장 전략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세계 최대 전기차 배터리 시장인 중국이 관련 시장 장벽을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한국 업체의 배터리가 장착된 전기차를 제외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치적 이슈도 있지만 국가 주도로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키우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여러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