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중국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국이기도 한 필리핀 '껴안기'에 속도를 올리는 모양새다. 빈곤퇴치 사업 등에 거액을 투자하기로 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 24일 보도에 따르면 가오후청(高虎城) 중국 상무부장이 23일 이틀 일정으로 베이징을 방문한 카를로스 도밍게스 필리핀 재무장관과 만나 빈곤퇴치 사업 30건에 37억 달러 지원을 약속했다.
가오 부장은 "양국 간 합의는 초보적인 것으로 이행을 위해서는 필요한 절차가 있고 최종 승인도 필요하다"며 다소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반면, 도밍게스 장관은 "이번 회담은 매우 생산적이었고 농촌에서 빈곤퇴치 사업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문제는 언급되지 않을 전망이다. 화춘잉(華春瑩)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필리핀 대표단의 중국 방문 목적은 양국 간 경제통상, 인프라스트럭처, 에너지 등의 실무협력 강화를 위한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에서 미국과 필리핀이 거리를 좁히자, 이에 중국은 막대한 경제적 지원을 약속하며 필리핀 '껴안기'를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도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도밍게스 재무장관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중국과 필리핀 경제무역 협력에 영향을 줄 수 있느냐는 질문에 "좋은 친구를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미국의 정책방향이 아직 불확실하다. 필리핀은 우리의 이웃을 제대로 살피고 현명한 결정을 할 것이라 믿는다"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