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단 방중, 中 메시지는 "사드배치 함께 해법찾자" 미묘한 입장변화

2017-01-05 14:51
  • 글자크기 설정

송영길 의원(왼쪽 두번째) 등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5일 베이징의 중국국제문제연구원을 방문해 중국 전문가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아주경제 베이징특파원 조용성 기자 = 지난해 7월8일 한미 양국이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결정한 이후 중국은 줄곧 사드배치에 대해 '결연한 반대'의 입장을 보여왔다. 이어 문화계와 경제계의 한국기업들에 불이익조치가 취해져오면서, 중국측의 사드배치입장이 무척 강경한 것으로 읽혀져왔다. 하지만 중국은 4일 방중한 더불어민주당의 방중의원단에게 "함께 사드배치의 해법을 찾자"는 메시지를 냈다. 사드배치 가속화 방침을 보류하고 함께 해법을 찾아가자는 것으로, 미묘한 입장변화가 읽혀진다.

우리나라 야당의원단은 방중 이틀째인 5일 중국 외교부의 싱크탱크 전문가들과 만나 사드갈등 해법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송영길 의원 등 민주당 의원 7명은 5일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전문가 간담회에 참석했다.

좌담회에는 중국 외교부 산하 싱크탱크인 중국국제문제연구원의 룽잉(荣鹰) 부원장을 좌장으로 류칭(劉卿)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아태연구소장, 왕쥔성(王俊生) 사회과학연구원 연구원 등이 나섰다. 이들은 사드 문제에 관련해 평소 관영 매체 등을 통해 반대 논리를 펴온 바 있다. 이 자리에서도 이들 학자들은 사드배치 반대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야당의원단은 사드에 대한 별도 입장을 표명하기보다는 최근 갈등에도 한·중 교류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야당의원단은 이번 방중에서 민주당이나 당의 대선주자들의 사드 입장에 대한 표명은 없다면서 중국의 사드 보복 조치 중단을 요청하는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이들 의원은 지난 4일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과 쿵쉬안유(孔鉉佑) 중국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급)를 만나 사드 해법을 논의했으며 쿵쉬안유 부장조리가 주최한 만찬까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왕이 부장은 "한중 관계는 좋은 친구며 교류 후퇴는 양국에 모두 도움이 되지 않고 중국도 절대 바라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한국이 대외적으로 사드 배치를 가속하겠다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한국과 교류를 확대하자고 말하기는 상상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그는 "사드 배치 가속화라는 말을 쓰지 말고 그 가속화 프로세스를 동결하면 중국 입장을 설명하고 교류를 확대해 갈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왕 부장은 "지금 한국 당국자가 사드 배치를 가속하겠다고 하면 중국 측이 자극을 받을 수 있어 현명하지도 않고 좋지도 않다"면서 "그 해결을 찾아갈 테니 일단 가속하지 말고 늦추고 해법을 찾고 공동 노력하자"고 말했다.

송영길 의원은 이날 면담에서 왕이 부장에게 "양국 수교 25주년을 맞아 한·중 관계가 발전해야 하는데 요즘 약간의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그러나 한·중 관계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인 만큼 어떤 문제도 풀 수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송영길 유은혜 윤관석 박정 박찬대 신동근 유동수 정재호 의원 등 8명의 의원과 박선원 전 청와대 비서관으로 이뤄진 야당의원단은 6일 오전 김장수 주중 대사와 조찬을 함께하면서 이번 방중에서 들은 중국 정부의 의견을 전달할 예정이며 푸잉(傅瑩) 전국인민대표대회 외사위원회 주임까지 만난 뒤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