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수사하는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비선 실세' 최순실씨 딸 정유라씨의 송환이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특검팀은 정씨의 자진 귀국이 사실상 최선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 특검보는 "정씨가 현지생활을 정리하고 자진 귀국하겠다고 의사를 밝힌다면 덴마크 법원도 굳이 그 결정을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며 현시점에서 정씨의 입국을 앞당길 가장 빠른 방법이 자진 귀국임을 강조했다.
이어 "현재 정씨에게 여권 반납 명령이 송달돼 원래 예정된 시기보다 빠른 10일께에는 무효화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 경우 덴마크가 강제추방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긴급인도구속은 범죄인 인도에 앞서 구금 상태를 일시 유지하는 '신병 확보' 수단이다.
이와 별도로 최씨가 정씨 체포 직후 이 사실을 변호인으로부터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씨 변호인인 이경재 변호사는 이날 서초동 자신의 법무법인 사무실에서 취재진과 만나 '최씨가 딸의 체포 사실을 알고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 공동 변호인이 어제 알려줬다"고 답했다.
최씨 측 변호인 중 한 명이 정씨 체포 사실이 국내에 알려진 직후 최씨가 수감된 서울구치소를 찾아가 이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최씨가 어떤 반응을 보였느냐'는 물음 이 변호사는 "마치 동정에 호소하는 양 또 다른 비난을 받을 수 있다"며 즉답을 피했다.
다만 "'딸 둔 어미의 심정이 어떨까'라고 미뤄서 생각하라"며 최씨의 심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한쪽은 한국의 차가운 감방에 있고 또 하나는 이역만리 떨어진 덴마크 어디 시골 도시에서 체포된 상황에서 어떨 것인가...뭐 그걸 굳이 말로 표현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고 부연했다.
특검팀에 따르면 최씨는 딸의 덴마크 체류 사실을 몰랐다. 구치소 수감 이후 정씨와 연락을 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정씨가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국내 변호인(이경재)과 연락이 잘 안된다"고 밝힌 데 대해선 "저쪽에서 연락이 와야 받지"라며 연락받은 사실 자체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초·중순께 정씨와 연락을 주고받은 게 마지막이었다고 전했다.
특검팀과 정씨의 불구속 수사를 조율하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관측에 대해선 "전혀 사실이 아니다. 특검에서 연락온 적 없다"고 했다.
정씨는 체포된 뒤 19개월짜리 아기를 돌봐야 한다며 불구속 수사를 전제로 자진 귀국하겠다는 입장을 전했으나 특검팀은 그런 협상을 할 의사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변호사는 정씨와 사실혼 관계에 있는 신주평씨가 최근 사무실로 전화를 하고 문자를 보내는 등 접촉을 시도했으나 "우리하고 연락할 일이 없다. 연락하지 마라"며 거절했다고 밝혔다. 정씨의 아버지인 정윤회씨는 일체 연락이 없다고 한다.
앞서 정씨는 1일(현지시간) 덴마크 올보르시 외곽 한 주택에서 불법체류 등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정씨는 이화여대에 부정 입학하고 학사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팀은 업무방해 등 혐의로 최근 정씨의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기소중지·지명수배하고, 경찰청을 거쳐 인터폴에 '적색수배' 발령을 요청했다. 외교부를 통한 여권 무효화 절차도 진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