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 추가 기자간담회 검토...'여론전'으로 특검 무력화 시도

2017-01-02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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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다' 모든 혐의 전면 부인…헌재 첫 변론기일ㆍ특검 수사 앞두고 적극 공세로 전환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첫날인 1일 오후 청와대 상춘재에서 출입기자단과 신년인사회를 겸한 티타임을 갖고 참석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9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로 직무가 정지된 뒤 청와대 참모진과 탄핵심판 대리인단 외에 외부인을 만나는 것은 23일 만이다. [ 청와대 제공 = 연합뉴스 ] 



아주경제 주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새해 첫날부터 예정에 없던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자청해 최순실 게이트와 관련된 자신의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등 여론전에 나섰다.

헌법재판소의 첫 변론기일(3일)과 박영수 특별검사의 본격 수사를 앞두고  적극적인 공세 모드로 전환했다. 청와대 측은 적절한 시점에 또다시 언론 간담회 등의 형식을 빌어 대국민 메시지를 내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은 기자들과 간담회 형식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게 문제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아 특검 수사가 끝나기 전까지 방어권 행사 차원에서 수시로 언론에 입장을 낼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각 언론사의 신년 여론조사에서 박 대통령 탄핵안을 기각해야 한다는 의견이 14∼17%를 기록한 점에도 청와대 참모들은 주목하고 있다.

기각 여론이 30∼40%를 넘으면 헌재도 이를 무시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청와대 내부의 판단인 만큼 박 대통령의 대응 메시지는 보수 지지층 결집이라는 포석을 깔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직무정지 상태인 박 대통령이 언론과 간담회를 한 것 자체가 부적절한 권한행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탄핵안 가결로 권한행사는 정지돼 있으나 대통령 신분은 유지되고 있다"면서 "어제는 휴무일이었기 때문에 권한 행사를 한 게 아니다. 대통령 신분으로 인연이 있는 출입기자들에게 차를 대접한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라고 반박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신년인사회에서 세월호 참사 당일 행적과 관련, “정상적으로 보고받으며 계속 체크하고 있었다”며 “미용시술은 상식적으로도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최순실씨와의 공모 및 특혜 지원에 대해선 “공모나 어떤 누구를 봐주기 위해 한 일은 손톱만큼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건과 관련해선 “완전히 엮은 것이다. 도와주라고 지시한 적은 없다” 고 강조했다.

이는 객관적 사실관계의 존재를 다투는 것은 피하면서 정책 판단에 대해 사후에 '옳고 그름'을 가려 법적으로 단죄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최소한의 범위에서 의혹의 사실관계를 인정할 수 있다는 여지는 남기되 국민 여론을 반영한 국가적 정책 판단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죄가 될 수 없다는 식의 방어막을 친 것으로 해석된다.

소추위원단은 박 대통령의 발언을 “비선조직에 의한 국정 농단으로 헌법의 국민주권주의와 법치주의를 위반했다”는 탄핵 사유를 부인하기 위한 뜻으로 풀이했다.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이 특검 수사를 사실상 무력화하거나 '힘 빼기'를 하려는 수순을 밟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현재 진행 중인 수사의 문제점을 공개적으로 지적해 돌아선 지지세력을 재규합하고 특검 운신의 폭을 좁히려고 한다는 것이다.

현재 박영수 특검은 최근 삼성물산 대주주인 국민연금에 합병 찬성을 지시한 혐의로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을 구속한 후 박 대통령의 지시 여부를 집중 수사 중이다.

특검팀은 일단 혐의를 뒷받침하는 관련 물증과 진술을 최대한 확보해 박 대통령의 대응 논리를 무너뜨린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압수수색, 주요 의혹 당사자 신병 확보 등 고강도 강제 수사를 예고하는 대목이다.

특검은 특히 수사의 고비가 될 청와대 압수수색 수위와 방식을 고민하고 있다.

검찰에서는 군사상 보안 등의 명분을 내건 청와대의 반대로 경내에 진입하지 못하고 연무관에서 일부 자료만 받았지만 이번에는 이를 넘어서야 한다는 게 특검의 입장이다.

박 대통령이 대면 조사를 수용할지도 관심사다. 박 대통령은 검찰 단계에선 대면조사를 거부했다.

유승민 개혁보수신당 의원은 2일 한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께서 언론에 그런 말씀을 하실 수는 있는데 그 전에 검찰이나 특검에 하실 말씀이고 또 헌법재판소에 소명할 말씀 아니겠느냐”라며 “언론보도보다는 이제는 특검과 헌법재판소에서 확실히 사실관계를 증거를 가지고 판단을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진행자가 ‘여론전할 문제가 아니라 할 말이 있으면 검찰조사 받으면 됐지 않았냐는 뜻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유 의원은 답했다.

박 대통령은 박영수 특검팀의 출석 요구와 관련해선 “특검에서 연락이 오면 성실히 임할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그럼 검찰에 가서 조사를 받지 왜 기자들에게 억울함을 털어놓나"라며 “박 대통령은 특검에 조사를 요청해서 빨리 조사를 받아라. 그래서 억울함을 빨리 털어내라"고 일침을 놓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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