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70주년 맞은 LG그룹···5일 모태 LG화학 창립기념일

2017-01-02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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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채명석 기자 = LG그룹의 모태인 LG화학이 오는 5일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LG그룹은 2017년 정유년 (丁酉年)을 기념하는 기업 이미지 광고를 통해 출범 70주년 엠블렘을 공개했다.

광복 후 조선흥업사를 세워 무역업을 하고 있던 구 회장의 부친 연암(蓮岩) 구인회는 1946년 사돈이자 진주의 만석꾼 거부였던 효주(曉洲) 허만정 씨와 동업을 시작했다. 효주가 연암에게 창업 자금을 대고, 그의 아들이자 허창수 GS그룹 회장의 부친 남촌(南村) 허준구를 맡아달라는 조건이었다.
구 씨와 허 씨 두 가문의 동업의 첫 작품은 화장품이었다. 동생인 득장(得長) 구정회의 지인이자 흥아화학공업사라는 화장품 제조공장의 기술자로 있던 김준환의 소개로 공장에서 만든 화장품을 판매하는 일이었다. 크림통 500통을 싣고 부산에서 무작정 서울로 상경한 연암은 판로 개척에 성공했다.

이후 문제는 흥아화학의 생산능력 한계였다. 원재료 수급도 어려운 데다가 공장에서 생산해 연암측에 배당하는 물량도 너무 적어 주문을 소화해 낼 수 없었다. 급기야 두 회사를 연결해줬던 김준환이 흥아화학 사장이자 매형인 박성수와 사이가 벌어져 회사를 떠나는 상황이 벌어졌다.

독립한 김준환이 화장품을 만들겠다며 지원을 요청하자 연암은 이를 허락했고, 수 차례의 시행착오 끝에 개발에 성공했다.

다음으로 고민한 것은 제품의 디자인이었다. 고민 끝에 득장이 의견을 냈다. “화장품이란 대게 서양 것을 쳐주는 경향이 있으니 우리도 서양 냄새를 풍겨보자”는 것이었다.

그의 의견이 받아들여져서 크림 상자에는 당시 인기 여배우 ‘디아나 다빈’의 사진을 넣기로 했고, 상품명은 럭키로 정했다. ‘럭키(Lucky)’는 행운이라는 뜻이니 의미가 좋고, 우리말로 쓸 때는 즐거울 락(樂)과 기쁠 희(喜)자로 해서 ‘락희(樂喜)’라고 쓰면 밝고 즐겁고 때묻지 않은 의미와 발음이 되기 때문에 좋을 것이라며 모두들 찬성했다.

출시된 ‘럭키크림’은 ‘동동구리무’라고 불리며 불티나가 팔려 나갔다. 이에 연암은 날로 증가하는 시장 수요와 영업 섭외를 감당하고 능률적인 관리를 위해 조직을 구성하겠다고 마음먹었다. 1947년 1월 5일, 연암은 제품명을 딴 ‘락희화학공업사’를 창립, LG그룹의 대역사의 시작을 알렸다.

락희화학공업 서울 창신동에 최초의 화장품연구실을 설치했으며, 1951년 1월 조선알마이트공업사를 인수했다. 1952년 4월 동양전기화학공업사를 세웠다. 같은 해 8월 락희화학공업은 국내 최초로 플라스틱 일회용품인 빗과 비누갑을 ‘오리엔탈’ 상표로 생산했다. 1953년 LG상사의 전신인 락희산업을 세웠고, 이듬해 10월 락희화학공업은 크림 타입의 럭키치약을 개발했다. 1956년 4월 락희산업이 반도상사로 상호를 변경했다. 1958년 10월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를 세웠다. 금성사는 1959년 11월 국내 최초로 ‘진공관 5구 라디오’를 만들었고 이듬해 3월에는 선풍기, 1961년 7월에는 전화기를 각각 국내 최초로 생산했다.

1960년 4월 락희유지공업을 세워 화장비누 및 세탁비누 생산을 개시했다. 1962년 5월 LG전선(현 LS전선)의 전신인 한국케이블공업을, 8월에는 락희비니루공업을 각각 창립했다. 11월에는 국내 최초로 전화교환기를 생산했다. 1964년 5월 국제신보를 인수했다. 1965년 4월 금성사는 국산 냉장고 1호를 생산했다. 1966년 1월 락희화학과 락희비니루공업이 합병하고 상호를 락희화학공업사로 변경했으며, 이때 회장제도를 도입하여 연암이 회장에, 공동 창업주인 남촌이 부사장에 취임했다.

같은 해 4월 락희유지공업은 ‘럭키’ 상표로 합성세제 ‘하이타이’를 출시했다. 같은 해 8월 금성사는 국내 최초로 19인치 흑백TV를 만들었다. 9월에는 금성사가 한국케이블공업을 흡수합병했다.

1967년에는 국내 최초 민간 정유회사인 호남정유를 세웠다. 락희화학공업은 1969년 5월 금성전자를 설립하고 10월 주식을 증권거래소에 상장했다. 이 해 12월 LG건설(현 GS건설)의 전신인 락희개발이 설립되었으며, 연암이 타계했다. 이듬해 연암의 장남 상남(上南) 구자경이 그룹 2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연암은 평소 “대장간에서 호미 한 자루를 만들 때도 수없는 담금질로 단련한다. 고생을 모르는 사람은 칼날 없는 칼이나 다름없다.”며 상남, 구본무 LG 회장 등 2세, 3세들에게 현장경험 중시의 경영수업을 20년 이상 쌓게 했다고 한다.

1974년 2월 락희화학공업사가 럭키(현, LG화학)로 이름을 바꿨다. 1976년 2월 LG이노텍의 전신인 금성정밀공업을, 1978년 LG석유화학의 전신인 럭키석유화학을 각각 세웠다. 1977년 8월 금성사가 국내 최초로 19인치 컬러TV 양산을 개시했다. 1983년 1월 그룹 이름을 럭키에서 럭키금성으로 바꿨다. 1986년 4월 LG경제연구원의 전신인 럭키경제연구소를 설립했다. 이듬해 1월 LG CNS의 전신인 에스티엠을 세웠다.

1990년 3월 럭키금성의 스포츠팀 LG트윈스 야구단을 창단했다. 1995년 2월 럭키가 LG화학으로 회사명을 변경했으며, 구본무 회장이 3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그룹 이름도 LG로 변경했다. 1996년 7월 LG유플러스의 LG텔레콤을 설립했다. 1999년 9월 LG디스플레이의 전신인 LG·필립스 LCD를 설립했다.

2001년 4월 LG화학이 (주)LGCI를 존속법인으로 하고 LG화학, LG생활건강을 신설법인으로 하는 기업 분할을 단행했다. 2002년 8월 LG생명과학을 설립했다. 2003년 3월 화학부문의 지주회사인 LGCI와 전자부문의 지주회사인 LGEI가 합병을 실시하고 상호를 (주)LG로 변경한 뒤, LG그룹의 통합 지주회사로 전환했다. 11월 LG전선, LG니꼬동제련, LG칼텍스가스, 극동도시가스 등에 이어 12월에는 LG산전이 LG그룹에서 계열분리 되었다.

2004년 7월 (주)LG는 인적 분할을 통해 지주회사로 (주)GS홀딩스를 세웠다. 이때 1947년 락희화학공업을 설립할 당시 공동창업주였던 남촌의 허씨 가문이 GS홀딩스의 출범과 함께 LG그룹으로부터 LG칼텍스정유와 LG유통, LG홈쇼핑 등 15개 회사를 넘겨받아 GS그룹을 출범시켰다. GS그룹의 대표는 허씨 가문의 추대를 받은 허창수 씨가 선임됐다. 구씨 가문과 허씨 가문의 공동경영 형태로 운영됐던 LG그룹은 2005년 1월 LG그룹과 GS그룹으로 공식 분리됐다.

허 씨 가문과 형제 일가와의 사업 분리에서 전혀 잡음을 발생시키지 않는 ‘아름다운 동업’을 실현한 것은 범 LG가의 가장 큰 업적으로 불리며, 재계에 큰 교훈을 줬다.

새롭게 출발한 LG그룹은 사업 영역을 지속적으로 확장, 2007년 11월 LG솔라에너지를 신설법인으로 설립했다. 2009년 4월 LG하우시스가 LG화학에서 분할 설립되었다. 같은 해 7월 LG이노텍이 LG마이크론을 흡수합병했다. 2010년 3월 LG전자가 국내 최초로 3D TV를 해외에 수출했다. 2012년 LG화학이 세계 최고 전기차 배터리 기업에 선정되었다. 2016년 11월 28일 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LG화학의 LG생명과학 흡수합병을 결의했고 2017년 1월 1일 공식 합병했다.

LG그룹의 공익재단으로는 LG복지재단(보육시설 건립 지원, 청소년·노인·장애인 복지사업), LG상록재단(산림회복사업, 조류보호사업), LG연암문화재단(LG아트센터, LG상남도서관 운영), LG연암학원(천안연암학원, 연암공업대학 등 교육사업), LG상남언론재단(언론인 해외연수 지원, 언론인 어학교육과정 지원) 등이 있다.

2015년 3월 기준 LG그룹은 국내에 13만1000여 명, 해외에 9만5000여 명의 임직원을 두고 있다. 또한 51개의 비상장회사를 포함, 국내에 총 63개의 계열회사를 두고 있다. 해외법인에는 289개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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