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문화재청(청장 나선화)은 남양주시 삼패동에서 남양주시(시장 이석우)·(재)고려문화재연구원(원장 김병모)이 발굴조사를 벌인 결과 조선 제21대 임금인 영조와 후궁 영빈 이씨의 소생인 화협옹주(1733∼1752)의 이장(移葬) 전 무덤이 확인됐다고 28일 밝혔다. 화협옹주의 묘는 남편인 신광수와의 합장묘로, 현재는 남양주 평구마을로 이장된 상태다.
화협옹주는 사도세자의 친누나이자 22대 임금 정조의 친고모로, 11세에 옹주로 봉작(封爵, 내병부, 외명부의 직위를 받음)됐다. 어머니 영빈 이씨를 닮아 미색이 뛰어났다고 전해며, 후사 없이 20세에 홍역으로 사망했다.
2차 조사에서는 화협옹주의 장지라는 것을 증명하는 묘지와 지석, 청화백자합 10점, 분채 1점, 목제합 3점, 청동거울과 거울집, 목제 빗과 직물류 등이 수습됐다.
1장의 석판으로 이루어진 지석의 앞면과 뒷면, 옆면에는 총 394개의 글자가 새겨져 있는데, 젊은 나이에 먼저 간 자식에 대한 애틋한 슬픔을 표현하는 '어제화협옹주묘지'(御製和協翁主墓誌)라는 글이 있어 눈길을 끈다.
명기는 화장품류로 추정되는 내용물로 채워진 청화백자합과 분채 등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유기물 자료가 드물뿐 아니라 조선 시대 실물자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번에 발굴된 자료들은 조선 시대 왕실 여인들의 문화를 접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라며 "특히 화장도구로 추정되는 기물도 남아 있어 그 가치를 더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