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원승일 기자 =2011년 5월 주간 2교대제를 요구하며 시작된 유성기업 노동조합의 쟁의가 올해로 6년째에 접어들었다.
당시 부분파업 1년 만에 회사에 복귀했던 노조원들은 지금도 사측과 지루한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6년 간 갈등을 몸으로 겪어왔던 유성기업 선배 근로자들은 이 사태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유성기업 입사 계기는
이후 2005년 유성기업은 중국 북경에 현지 공장을 설립하게 되고, 내가 총괄 책임자인 총경리로 부임해 중국 현지에서 10년 넘게 근무했다. 현재는 아산공장 공장장으로 일하고 있다.
▲중국의 노사 관계, 한국과 비교하면 어떤가
-중국의 노사 관계는 우리나라처럼 적대적이지 않고, 노조가 정치에 관여하는 일도 없다.
파업도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만일 파업이 발생하면 관할 지역 공무원에 패널티(감점)가 부과되는 시스템이다. 때문에 중국 정부는 애초에 파업이 발생하지 않도록 유도한다.
중국 현지 근무 시절, 일부 중국인 근로자가 임금, 복지 등에 불만을 갖고, 파업을 시도한 적이 있었다. 당시 중국 공무원은 우리 공장을 방문, 해당 근로자들을 불러 타 회사의 임금, 복지 수준을 비교하며 파업의 정당성 여부를 따졌다. 이후 파업 시도는 무의로 돌아갔다.
중국은 철저히 단일노조 시스템이다. 우리나라처럼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등의 조직에 가입하는 구조가 아니다. 노사 관계는 철저히 회사와 근로자의 문제인 것이다.
▲유성기업 근로자 연봉 수준은 어떤가
-파업을 하지 않고 잔업을 정상적으로 한 경우 생산직 기준 평균 연봉이 6000만~7000만원 정도다. 물론 생산직이지만 연봉이 1억원을 넘는 직원도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10년 근무한 사람이 4000만원 수준에 불과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 기사를 보며 ‘연봉 4000만원이 적은 돈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비정규직으로 일하며 최저임금이 조금 넘는 2000만원을 받는 사람도 있는데.
파업에 참가해 일을 하지 않아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한 것을 두고 연봉이 깎였다고 주장하는 것을 보면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중국은 1년 공식 근무일이 254일이다. 그런데 유성기업은 234일이다. 우리 기업은 단체협상을 통해 지금은 법정 휴일이 아닌 날도 쉬고 있다. 결국 중국과 비교하면 20일을 더 쉬는 셈인데 그만큼 생산력이 떨어진다고 보면 된다.
중소기업 중에는 근로자에게 최저임금에 미달되는 저임금을 주고, 심지어는 임금을 떼먹는 악덕 기업인도 있다.
하지만 유성기업은 창사 이래 56년 동안 직원들 월급을 단 한 차례도 제 날짜에 주지 않은 적이 없다. 여기에 대학 학자금, 주택구입자금, 의료비에 기숙사까지 제공하는 등 대기업 수준의 임금과 복리후생을 보장하고 있다.
더구나 쟁의 발생 전인 2011년 이전에는 단 한 차례의 근로자 징계나 해고 등이 없었고, 근속연수만 되면 누구나 승진하는 회사였다.
1997년 IMF 외환위기 때를 제외하고 매년 임금인상을 단행하다보니 회사는 3년 연속 적자가 발생했다. 그런데 이제 와서 임금인상을 해 주지 않는다며 파업을 하겠다고 한다.
▲6년 이상 이어져 온 쟁의, 어떻게 해결해야 하나
-노사문제는 분명 노사가 풀어야 한다. 분명한 것은 쟁의든 파업이든 법의 테두리 내에서 해야 한다. 지금처럼 법을 벗어난 노사 문제는 노사 자체적 해결이 불가능하고, 정부가 나서 적극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누구보다 이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지역 관공서나 법원, 경찰 등은 오히려 가해자를 옹호하고 그들 편에 선다는 느낌을 준다.
현장에서 관리자를 대상으로 집단 폭행, 협박 등이 조합 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자행돼 왔지만 이들은 철저히 방관자에 머물렀다.
119에 신고하면 30~40분이 지나 사건이 종료될 때 쯤 경찰이 나타나는가 하면 노조원이 그 경찰에 욕을 하고, 달려들어도 체포조차 하지 않고 그냥 갔다. 그러고 하는 말이 노사문제이니 노사가 알아서 해결하라고 한다.
중국은 노조가 집단폭력을 하거나 정부 또는 법원 등을 찾아가서 시위하는 일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현재로는 언제 소송이 일단락될지 알 수 없다. 하지만 회사와 노조 모두 이것만은 알아뒀으면 좋겠다.
오월동주(吳越同舟), 서로 적의를 품었지만 협력해야 하는 상황을 의미하는 말이다. 우리는 같은 배를 탄 관계다.
그동안의 앙금들이 금방 풀어지지 않겠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해결해야 한다. 그것만이 노조도, 회사도 살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