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은주 기자 = 독일 수사당국이 베를린 트럭 테러의 용의자로 튀니지 출신 난민을 용의자로 지목, 행적을 좇고 있는 가운데 테러 위험 감시 명단에 속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 정부 책임론이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이 22일(현지시간)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독일 정부기관은 그동안 테러 연관 위험인물 549명을 감시해왔다. 이번 베를린 테러 용의자로 지목된 튀니지 출신 아니스 암리(24)도 감시 대상에 포함돼 있었다.
독일에는 지난해 7월 입국했다. 암리 용의자는 난민 신청시 이집트에서 박해를 받았다는 거짓 진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난민 신청이 거부된 이후에는 최소 여섯 개의 가명을 사용하면서 강제 송환 조치를 피하면서 독일 전역을 자유롭게 오갔다.
당초 독일 수사 당국은 암리 용의자가 통신 응용 프로그램을 사용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와 직접 접촉한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폭 테러에 지원했다는 의혹도 있지만 충분한 근거를 찾지 못해 체포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일(현지시간)에는 독일 베를린 소재 크리스마스 시장에서 트럭이 인파를 향해 최소 12명이 숨지고 48명이 다쳤다. 부상자 가운데는 중상자가 많은 상태다. IS는 테러 다음날인 20일 연계 매체를 통해 자신들이 이번 테러를 주도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테러 직후 파키스탄 이민자와 또 다른 이민자를 용의자로 체포했다가 증거 불충분으로 잇따라 풀어줬다. 21일 낮에는 암리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공개 수사에 나섰지만 사흘째 행방이 묘연해 초기 대응 실패에 대한 비난이 나오고 있다.
수사당국은 유럽 내 테러 위협이 높아지면서 감시 대상자도 늘어나고 있어 대응이 늦어졌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독일 정부의 난민 수용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요청이 잇따르는 등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