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중국 해군의 미국 수중드론 나포 사건과 관련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잇따른 '막말'을 중국 관영언론이 강력히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8일 '불 난데 기름 붓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답지 않다'는 제하의 논평을 게재하고 "이 상태로라면 백악관에 입성할 그는 강대국 리더로서의 책임감도 없는 인물로 보인다"라고 비판했다.
환구시보는 우선 트럼프가 중국의 드론 나포 사건을 비난하는 과정에서 어이없는 오타를 내 미국 네티즌들의 조롱거리로 전락한 사실을 언급하고 "트럼프의 이번 사태에 대한 태도는 도무지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라고는 할 수 없는, (그가 비난한) 미국 백악관 대변인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앞서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이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문제를 지적하자 트럼프는 그를 '바보같은 인간'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또, "미국 네티즌이나 언론도 아닌 한 달뒤 백악관에 입성할 인물의 이러한 발언은 트럼프가 강대국의 리더로서 가져야할 책임감도 없는 인물임을 보여준다"며 "그의 속내가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의 트럼프는 과거 오락 프로그램 사회자의 모습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하나의 중국' 원칙을 흔들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 '하나의 중국' 원칙을 건들고 중·미관계 조정, 위기대처 원칙까지 무시하고 있다"며 "대통령이 된 후에도 양국관계 악화를 고려하지 않고 '중국은 내뜻을 따르라'식의 행동을 이어간다면 중국은 절대 장단을 맞춰줄 수 없다"고 밝혔다.
또, "중화인민공화국은 지금까지 그 누구에게도 비굴해본 적이 없고 중국은 향후 세계가 그와 그의 정부를 지지할지, 중국을 지지할지를 오히려 흥미롭게 주시하고 있다"고 자신감도 드러냈다.
트럼프를 지켜볼 필요는 있지만 절대 환상은 가져서는 안된다며 중국 정부는 철저하게 이에 대비하고 강력히 대응할 것도 주문했다. 트럼프가 강경하게 나오면 중국은 더 강한 모습을 보여줘 원칙을 무시한 대가를 제대로 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미국 해군 보우디치 함정이 필리핀 수빅 만에서 북서쪽으로 50해리 가량 떨어진 해상에서 수중드론 회수 작업을 벌이는 상황에서 중국 해군 함정이 소형보트를 동원해 2대 중 1대를 압수했다. 미국은 반발했고 중국은 "중국 해역 내 탐사활동에 반대한다"면서도 "반환에 합의해 미국과 방식을 논의 중"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국제사회는 최근 트럼프의 잇따른 도발 행위에 대해 중국이 '한방'을 날린 것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트럼프 당선인은 거침없는 비난을 쏟아냈다. 17일(현지시간) 트위터를 통해 "중국이 '전례없는' 행동을 했다, 수중드론을 '훔쳤다'"고 과격한 어휘를 사용했고 반환결정 소식에도 "우리는 훔친 드론을 돌려받기 원치 않는다고 말해야 한다. 그냥 가져가게 둬라"라고 밝혔다.
앞서 환구시보는 논평을 통해 "중국 해역 내 미국 탐측 장비에 대한 조사를 환영한다"면서 드론 나포를 지지하는 목소리를 냈다. 중국 관영 영자지인 차이나데일리도 관변학자의 발언을 인용해 수중드론 등 장비를 의심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미국을 간접적으로 비판하고 미국과 트럼프 당선인의 발언은 미·중관계 대립을 격화시킬 뿐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