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상훈 기자 ="혼자 꿈을 꾸면 꿈에 그치지만 모두가 함께 꿈을 꾸면 그것은 새로운 세상의 시작입니다."
독특한 예술세계로 인간과 자연 사이의 다리가 되고자 했던 오스트리아 출신의 예술가 훈데르트바서(Hundertwasser, 1928~2000)의 대규모 전시가 한국에서 펼쳐진다.
이번 전시는 훈데르트바서 비영리 재단과 오스트리아 쿤스트하우스 빈 박물관의 소장품들을 중심으로 그의 대표작 '타시즘을 위한 오마쥬', '노란 집들-함께 하지 않는 사랑을 기다리는 것은 아픕니다' 등의 회화 100여 점을 선보인다. 또한 슈피텔라우 쓰레기 소각장 등 건축 모형 작품 6점, 수공으로 제작된 태피스트리 5점과 환경포스터, 건축디자인 스케치 140여 점도 함께 전시한다. 특히 단순한 미술 전시를 넘어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은 '에코셀렙'들의 다양한 콜라보 작업도 진행될 예정이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훈데르트바서는 화가이자 건축가, 환경운동가였으며 구스타브 클림트, 에곤 쉴레와 함께 오스트리아를 대표하는 토탈아트의 완성자였다. 반(半)유대인인 그는 전쟁의 참혹함을 겪고 평생을 평화주의자, 자연주의자로 살며 자연과 인간의 평화로운 공존을 실현하고자 했던 예술가로 평가 받는다.
반세기가 넘는 예술 활동을 통해 그가 세상에 전달하고자 했던 메시지는 '자연과 사람의 공존' 단 하나였다. 이는 얼핏 상투적이고 간단해 보일 수도 있지만, 숨쉬기 힘들 정도로 훼손된 환경에서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는 사뭇 묵직한 의미로 다가온다.
이번 전시는 그 규모와 주제만으로도 먼저 눈길을 끈다. 세계 최대 규모로 열리는 데다 '그린시티'를 주제로 삼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훈데르트바서의 매혹적이고 화려한 회화 작품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우디와 더불어 가장 독창적이라고 평가받는 건축물 모형과 환경에 대한 그의 신념이 담긴 포스터 작품 등도 선보여 미술 애호가뿐만이 아니라 건축, 환경 등에 관심을 지닌 관람객들도 전시장을 찾고 있다. 실제로 유기적인 형태와 독창적인 건축 콘셉트가 스며든 그의 친환경적 건축물은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대표 관광명소로 각광받고 있다.
아울러 '음악과 함께하는 전시'라는 점이 이번 특별전을 남다르게 한다. '파라독스 에비뉴' 아티스트들의 컬래버레이션으로 제작된 훈데르트바서 헌정 앨범은 작가가 남긴 명언을 음악으로 재탄생시키거나 작가의 예술 세계에 영감을 받아 완성한 음악 등을 실어 주목받고 있다. 이 음악들은 전시 기간 매주 수요일 오후 7시 미술관에서 미니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성악, 현악 4중주, 얼후(중국악기) 등으로 구성된 특별음악회도 3회(내년 1월 19일, 2월 13일, 3월 5일)에 걸쳐 진행되는 등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를 제공한다.
이 밖에도 어린이들을 위한 그리기 교실 '키즈 아카데미', 큐레이터와 함께하는 전시 해설 프로그램 등이 마련되며,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화 동영상도 전시관 곳곳에 배치된다.
세종문화회관 관계자는 "이번 전시는 '특별한' 아티스트 훈데르트바서가 우리에게 전하고자 했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라며 "연말연시 가족들과 함께 그의 예술 세계와 철학을 공유해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2-399-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