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태 금감원 감사는 8일 직원들에게 메일을 통해 10월 말부터 진행한 감찰 결과에 대해 밝히면서 이같은 의혹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김 감사는 "논술 및 면접 과정에서는 부당행위로 볼 수 있는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으나, 채용 과정의 첫 단계인 서류전형에서 당시 총무국장이 서류심사 기준인 평가항목과 배점을 수차례 변경하게 했다"고 말했다.
또 '경력 적합성 등급'을 임의로 올려줘 문제가 된 직원이 합격할 수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총무국장이었던 이상구 부원장보는 평가항목과 배점을 변경하도록 했다. 그는 지난 6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금감원이 2014년 변호사를 채용할 때 직장 근무경력은 물론 실무수습 경력도 없는 로스쿨 출신 변호사 A씨를 이례적으로 채용했다"며 의혹을 제기하면서 감사가 진행됐다.
A씨는 최수현 전 금감원장과 행정고시 동기인 전직 국회의원의 아들이다. 금감원은 원래 변호사를 채용할 때 2년의 경력요건을 뒀었다. 그런데 2013년 갑자기 경력 요건을 1년으로 낮췄으며 2014년에는 경력 요건을 아예 없앴다. 이때 로스쿨을 갓 졸업해 경력이 전무했던 A씨가 입사했다.
당시 A씨와 함께 채용된 변호사들은 모두 경력자였으나 A씨만 유일하게 근무경력은 물론 실무수습 경력도 없었다.
향후 채용과 관련해 발생한 비위행위에 연루된 임직원들에 대해서는 관련 법규에 따라 필요한 조치가 진행될 예정이다. 인사 라인에 있던 채용 관련 업무를 했기 때문에 합당한 징계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당시 금감원 인사 라인에 근무한 김수일 부원장(채용 당시 인사 담당 부원장보), 이상구 부원장(당시 총무국장), 인사팀장과 직원들이 문책 대상이 된다. 이 부원장에 대해선 검찰 고발도 검토되고 있다. 다만, 이번 감찰에서 채용 당시 금감원장이던 최수현 전 원장에 대한 조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금감원 감사팀은 A씨에 대한 입사 취소 등의 건의는 하지 않기로 했다. 직원 개인보다는 채용 과정에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