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겸의 차 한 잔] 달라이라마의 방한은 가능한가?

2016-12-0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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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문학박사)

몽골을 방문한 달라이 라마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수도 울란바토르의 간단사원(간등사)에서 강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달라이 라마, 트럼프를 풍자하다

중국의 거센 반발 속에서 나흘간의 몽골 방문을 마친 지난 11월 23일 달라이 라마(81)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에 대해 "선거 동안 후보는 더 많은 표현의 자유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단 당선되면 책임감을 갖고 현실에 맞춰 (비판한)그들의 협력과 힘을 얻어야 한다. 그래서 나는 걱정을 하지 않는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달라이 라마는 2009년 버락 오마바 대통령 취임 후 4차례나 백악관을 찾은 바 있다. 부정적인 우려속 에서도 대화 상대로 인정한다는 말로 이해된다.
이보다 앞선 17일에는 "트럼프 같은 의외의 인물이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됐어도 나중에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달라이 라마는 일본 요코하마 강연에서 "우리가 어떤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그것들을 한 가지 관점이 아니라 넓게 봐야 한다"며 "세계정세에서 나쁜 일이 있어도 그 사건으로 인해 긍정적 효과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넓은 긴 시각으로 세상을 보라"고 했다. 또한, "사건 하나만 집중하면 일부분밖에 볼 수 없다. 사건에서 먼저 부정적인 것이 눈에 보이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세계정세에서 나쁜 일이 있다고 해도 그 나쁜 사건으로 인해 긍정적 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다. 좌절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결국 좌절할 것은 없고 앞으로 긍정적 효과도 발생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는 부정적이라는 말에 찬성한 것으로 이해된다.

같은 날 오후 달라이 라마는 일본 국회에서 열린 강연을 통해 "미 대통령선거가 매우 복잡한 상황에서 치러졌지만, 미국은 민주주의를 칭송해 온 나라이고, 세계에서 가장 큰 힘을 갖고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며 "전체주의에 빠져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트럼프 당선인에게 "전 세계를 이끌어가는 입장에서 반드시 민주주의에 따른 정치를 해 달라"고 당부했다. 희망과 기대를 담은 당부이지만, 결국 트럼프가 민주주의적이지 못하다는 암시를 복선으로 깔고 있는 듯하다.

지난 10일 그는 트럼프에게 축하편지를 보냈다. 그는 편지에서 미국의 민주주의와 세계 평화 기여에 존경심을 표하며 지금까지의 미국 대통령들의 티베트인들에 대한 지원에 미국이 기여한 점을 인정했다. 아울러 롭상 상게 총리 역시 “티베트 행정부와 티베트인들을 대표하여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당신과 당의 승리를 축하해 드리며, 향후 미국이 티베트에 대한 지지를 계속해 줄 것”을 희망했다.

선거기간이었던 지난 9월 22일 영국의 한 방송에 출연한 달라이 라마는 “트럼프를 한 번도 만나본 적 없어 잘 모르겠다”라며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트럼프를 약간 우스꽝스럽게 흉내내 대담자를 유쾌하게 만들었다. 이는 지난 3월 ABC뉴스와 인터뷰를 가질 때만 해도 "정책에 대한 토론과 의견교환은 필요하고 의미있지만, 개인에 대한 평가는 적절하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답변한 것과 대조적이다.

달라이 라마는 미국과의 관계를 염려해서 트럼프 개인에 대한 평가에는 침묵하고 있었다. 그러나 미국의 대선 결과가 힐러리 클린턴에게 유리하게 되자, 트럼프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에서 익살스러운 풍자까지 했다. 그러한 모습은 클린턴 행정부에 이은 오마바 민주당 정권과의 밀월 관계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이해된다.

하지만 신중하지 못한 처세로 향후 트럼프 정부와의 관계는 그전보다 친밀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트럼프의 대중국 견제용으로서 '달라이 라마' 카드가 유효한 이상, 개인적 감정을 앞세워 달라이 라마와의 백악관 면담을 사양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송이나 연설을 통해 트럼프의 의한 달라마 라마에 대한 조롱에 가까운 언급은 있지만, 그것이 지금까지의 미국-티베트 망명정부 간의 유대관계에는 커다란 영향력을 미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그 일례가 트럼프가 중국의 또 하나의 아킬레스건인 대만과의 접촉을 시도한 것이다.

트럼프정부의 대 대만정책은?

지난 3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미국 정상 신분으로 오바마 행정부에 알리지도 않고 1979년 이후 37년 만에 처음으로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과 긴밀한 경제·정치·안보적 관계에 대해 전화통화를 했다. 이는 미국이 대만과 단교한 후 처음 있는 일로, 그 동안 어느 미국 대통령도 해보지 못한 파격적인 행보였다. 미 대통령이 대만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으며 '하나의 중국'이라는 중국의 가장 기본적인 외교 정책을 부인하는 의미로 비칠 수 있어, 미·중 간 외교 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

1972년 2월, 중공을 전격 방문한 닉슨 대통령은 마오저뚱, 저우언라이 등과 연쇄 회담을 갖고 대만과 중국의 문제는 중국인 스스로 외부의 간섭 없이 해결해야 하며, 대만은 중국의 한 일부분이라는 것을 인정한다는 '상하이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어 1978년 지미 카터 대통령이 중국을 유일한 정부로 공식 인정하고 그해 12월 대만과의 국교를 단절했다. 이듬해 1월 1일에는 중국과 수교를 맺었다. 상하이 공동선언은 얄타회담 이후 고착된 미국과 소련 양극이 주도하는 냉전체제를 다극체제로 변화시켰으며, 이로써 중공의 국제사회 진입도 빨라졌다.

트럼프는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대만 총통이 오늘 나에게 전화를 걸어 대선 승리를 축하했다"며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하지만 대만 총통부는 "차이 총리가 리다웨이(李大維) 외교부장, 우자오셰(吳釗燮) 국가안보회의 비서장과 함께 전화를 받았다"며 "양측이 국내 경기부양 촉진과 국방 강화로 국민이 더 나은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점에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누가 먼저 했든 전화 통화를 한 것이 사실인 이상, 중국 지도부는 이번 통화를 매우 도발적인 행동으로 볼 것이 틀림없다. 전 세계에서 어쩌면 유일하게 중국의 영향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미국이 아니면 할 수 없는, 말 그대로 '미국 다운'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다. 오바마나 클린턴 대통령의 대중관계와는 전혀 다른 차별성을 한번에 보였다.

트럼프는 자신이 외교 문제를 일으켰다는 반응이 나오자,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대만에 수십억 달러어치의 군사 장비는 팔면서 나는 축하 전화도 받지 말라는 것이 참 흥미롭다"고 반박했다. 반발을 하는 중국 언론과는 달리 의외로 왕이(王毅) 중국 외교부장은 브리핑을 통해 바로 "대만 측이 일으킨 작은 행동으로 국제사회에 이미 형성돼 있는 '하나의 중국' 틀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그 의미를 축소했다. 또한, "하나의 중국' 원칙은 미·중 관계의 건강한 발전을 위한 초석으로 이런 정치적 기초가 어떤 간섭을 받거나 훼손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와 달리 대만은 트럼프 당선인과 차이잉원 총통의 통화 성사에 잔뜩 고무됐다. 황중옌(黃重諺) 대만 총통부 대변인은 "양호한 양안관계, 미국·대만관계는 모두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목표로 두 관계의 병행은 서로 모순되지도, 충돌하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 트럼프-차이잉원 간 대화가 미국산 무기 구매의 대가로 이뤄진 것일 가능성을 부정하지는 않았다. 결국 트럼프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느 국가와도 우호적인 외교관계를 맺을 수 있으며, 이전의 외교관계는 개의치 않겠다고 선언한 샘이다. 신 실리주의 개시의 신호탄으로 보는 것이 적절한 해석이 아닐까.
 
대만 총통과의 전화외교에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필리핀의 트럼프'로 불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과의 통화로 악화 일로를 달리던 미국-필리핀 관계 개선에 나섰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 통화하고 서로 자국 방문을 청하기까지 했다. 오바마 행정부와 갈등을 빚으며 미국보다는 친 중국적인 성향을 보인 두테르테 대통령을 한번에 사로 잡아 “트럼프 당선인은 좋은 대통령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는 두테르테 대통령의 축전까지 유도해 냈다. 또한 이날 대화에서 트럼프는 "필리핀의 '마약과의 전쟁'을 이해하며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고, "미국은 필리핀 내정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의 유혈 마약소탕전과 관련, 인권문제를 제기한 오바마 대통령을 겨냥해 욕설 섞인 말을 퍼부었으며 지난 9월 라오스에서 열린 미국·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예정됐던 양국 정상회담도 취소됐다. 필리핀과 대만과의 전화외교에서 볼 수 있듯이, 향후 트럼프 정부가 모든 국가와 ‘백지상태’에서 새롭게 외교관계를 시작할 것임을 극명하게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보다 하루 앞서 트럼프 당선인의 외교자문이라고 할 수 있는 '美 외교 대부'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93세의 고령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으로 날아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을 만났다. 1970년대 미국과 중국의 외교 관계 정상화에 큰 역할을 했던 키신저는 베이징을 방문해 시진핑 주석의 심복으로 반 부패 사정작업을 이끌어 온 왕치산 서기와도 만났다.

키신저는 미·중 간 가장 핵심적인 소통 채널로 ‘중국 인민의 라오펑유(老朋友·오랜 친구)’로 불린다. 키신저는 중국 방문 전인 지난 달 17일 트럼프를 만났다. 이에 대해 중국의 외교 관계자들은 키신저가 중국 지도자들에게 트럼프 정부 출범에 따른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메신저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과연 그럴까?

트럼프는 대선 과정에서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45%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지정하겠다고 공언해 왔다. 중국에 대해 강도 높은 비난을 퍼부어온 트럼프가 미국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세계 주요 2개국(G2)’으로 불리는 미국과 중국 간 외교 관계에 난기류가 형성될 조짐을 보였다. 이런 상황에서 키신저가 트럼프 정부 출범에 앞서 양국 간 외교관계를 원만하게 사전 조율하기 위한 메신저로 나선 것은 맞다. 하지만 그 내용은 미국·중국 모두 함구하고 있다.

시진핑 주석은 키신저 전 장관을 만나 "중국과 미국이 강대국들 사이에서 새로운 관계 건설을 촉진하려면 서로 충돌하거나 대립해선 안 된다"며 "양국은 '제로섬'(한쪽이 이득을 취하면 다른 쪽은 손해를 보는 것) 사고 버리고 서로의 전략적 의도를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현재 미국이 정권교체기에 있지만, 우린 새로운 출발점에서도 중·미관계의 순조로운 전환과 안정적인 발전 등을 위해 미국과 함께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추수롱 칭화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키신저는 미국으로 돌아가서 트럼프 혹은 그의 측근들에게 중국정부의 우려를 전달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희망섞인 기대를 전했다.

그러나 지난 1일부터 중국을 방문한 키신저는 시진핑 주석과의 만남에서 그다지 유쾌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래서 중국 정부의 우려를 미국까지 가서 전하지 않고 바로 전했을 것이다. 그리고 바로 트럼프 당선자는 필리핀의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전화해 전통적인 우방인 필리핀을 다시 중국으로부터 미국으로 빼앗아 왔다. 아울러 37년 만에 대만 총통과 전화를 재개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이로서 키신저의 방문 목적은 명확해졌다. 트럼프는 당선에 앞서 중국의 선물을 바란 것이다. 선물의 내용은 알 수 없다. 다만 중국이 선뜻 받아들이기 어려운 것이었을 수 있다. 힐러리 클린턴의 국무장관 시절 이메일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고 미국 비행기 구매나 지금 벌어지고 있는 환율·무역전쟁 등 자국 내 일자리를 잃은 백인들의 분노를 잠재울 수 있는 경제적인 혜택을 요구했을 수도 있다. 물론 트럼프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폐기한 것에 대한 중국의 반사이익에 대한 보상도 요구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선물이 무엇이든 ‘중국 인민의 라오펑유’인 키신저를 환대했을 뿐, 트럼프의 메시지는 환영받지 못했다. 이 까닭에 중국에 바로 보복한 것이 필리핀 대통령과 대만 총통과의 통화라는 초강력조치로 미중관계가 시작된 것이다.

장쩌민도 달라이 라마도 건재하다!
중국에 남아 있는 키신저는 좌불안석일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의 관록을 볼 때 이 모든 트럼프의 파격적인 외교적 조치는 오히려 현지에서의 키신저 판단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내일 즈음 시진핑은 비밀리에 키신저를 다시 만나야 할지 모른다. 만약 그렇지 않을 경우, 키신저는 시진핑의 눈엣가시 같은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나 은둔생활을 하고 있는 후진타오(胡錦濤) 전 주석과도 만날지 모른다.

지난 달 30일 장쩌민 전 주석은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별세 소식을 듣고 조화를 보내 애도했다. 장쩌민은 1926년 8월 17일, 피델 카스트로는 그보다 나흘 앞선 같은 해 8월 13일 태어났다. 동갑내기인 이 둘은 가장 많은 회동 횟수를 기록할 정도로 친밀감을 과시했다. 1997년, 2004년, 2008년 쿠바를 방문해 카스트로 전 의장을 만난 후진타오 전 주석도 베이징의 쿠바 대사관에 조화를 보내 애도했다. 

지난 1일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은 시진핑 주석 주재로 전날 회의를 열어 지도자·간부의 집무공간, 주택, 관용차 등 각종 처우를 엄격히 규정하는 내용의 문건을 채택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장쩌민 전 주석은 현직에서 물러나고서도 당 중앙군사위 사무실을 불과 몇 년 전까지 사용해왔을 뿐만 아니라, 여러 차례 당과 국가의 고위층을 거느리고 시찰을 다녀 물의를 빚은 바 있다면서, 이번 조치는 장 전 주석을 겨냥한 조치라고 분석했다.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발탁된 장쩌민은 2002년 제16차 당 대회에서 후진타오 당시 당 총서기에게 자리를 넘겨줄 때까지 13년을 집권했으며, 이후에도 1년 6개월여간 당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는 넘기지 않아 '상왕'으로 군림해 왔다. 상하이(上海幇)방의 거두로서 지금까지도 중국 정치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결국 내년 말 중국 공산당 지도부가 대거 교체될 제19차 당 대회를 앞두고 시주석이 장쩌민 등 전직 지도자들을 견제하려는 목적으로 이번 문건을 채택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여하튼 이러한 상황에서 키신저가 중국 내에서 자신의 오랜 친구인 장쩌민을 만나기를 희망할 수 있으며, 장쩌민 입장에서는 그런 만남이 시 주석보다도 반가워해 줄 것이다. 아울러 필리핀, 대만의 예와 같이 대외적으로도 미국은 중국의 핵심이익에 반하는 또 하나의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다. 그 카드 가운데 하나가 바로 달라이 라마와의 전화통화나 미국으로의 초대일 것이다. 성공한 사업가의 면모를 갖춘 트럼프 당선인다운 ‘신의 한수’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트럼프는 주중 미국 대사 발표를 앞두고 시진핑 주석과 오랜 인연을 이어 온 테리 브랜스테드(70) 아이오와 주지사를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랜스테드는 21년간 주지사로 재임한 인물로, 시 주석이 1985년 아이오와주를 방문했을 때부터 인연을 맺어 왔다. 채찍과 당근을 겸비하는 트럼프의 앞으로의 행보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몽골이 달라이 라마를 부른 이후
지난 2일 몽골 남부 톨고이 지역과 접한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세관 당국은 국경을 통과하는 몽골 차 한 대마다 10위안(1700원)의 통관비를 징수하기 시작했다. 중국 당국은 이보다 하루 앞서 모든 몽골의 화물에 대해 톤당 8위안(1400원)을 별도로 받고, 톤당 가치가 1만 위안이 넘는 귀금속과 구리광에 대해선 차량 화물 총가치의 0.2%의 비용을 징수하기로 규정을 고쳤다.

이번 조치는 달라이 라마가 지난달 18∼21일 3박4일간 몽골 울란바토르를 방문한 직후 이뤄진 것이다. 달라이 라마는 몽골 최대사원인 간단사원(간등사)과 대형체육관 등에서 대중 강연을 갖고, 몽골 학자·청년대표들과 만나는 등의 일정을 수행했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는 몽골에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취소하라고 요구했지만 보기 좋게 거부 당했다. 이에 중국은 12억 달러 차관 제공을 위한 협의 등을 무기한 연기하고 부총리와 전인대 대표의 몽골 방문도 취소하는 등 보복 조치를 취했다. 달라이 라마의 방문을 허용한 국가가 이후 중국과의 교역이 10% 이상 감소하는 무역 재제를 경험한다는 ‘달라이 라마 리스크’의 다른 양상이 재연되고 있다.

달라이 라마를 티베트 분리독립 세력의 지도자로 간주하는 중국 측은 이 때마다 몽골에 보복 조치를 취했다. 지난 2006년 8월 달라이 라마가 몽골을 방문했을 때에도 중국은 철도운행 중단, 항공노선 폐쇄 등 조치를 내놓았다.

몽골이 중국의 거듭된 취소 요구에도 집요하게 달라이 라마를 초청했다며 강렬한 불만을 표시하는 중국은 전세계를 향해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를 존중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물론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은 좀 다르다. 아니 달라도 참 많이 다를 듯 싶다.
사드배치로 중국 내 한류·단체관광객 방한 규제 등에 이어 롯데에 대해서도 전방위 압박하고, 주중 대한민국 대사관 행사에 차관급인 부부장이 아닌 국장급을 보내는 등 ‘달라이라마 리스크’와 같은 전방위 보복을 단계적으로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행스러운 것은 트럼프 당선자는 중국에 대해 시장경제국지위(MES) 지위를 주지 않겠다고 했다. 우리도 한미동맹을 더욱 굳건히 해 미국과 함께 중국에 강력한 항의를 해야 한다는 견해도 나왔다. 이와 같이 피해를 받고 있는 우리나라에 과연 달라이 라마는 방한할 수 있을까? 한미동맹과 반중감정에서 해법을 찾는 것은 가능하나 위험성이 작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작금의 정치적 상황을 보면, 리스크가 크더라도 달라이 라마의 방한이 대미관계의 강화는 물론이고 우리 국민들에게 큰 희망이 될 듯하다.

※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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