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솔, ‘복사용지’ 브랜드 ‘한솔카피’ 광고 속 ‘여성비하 논란’

2016-12-0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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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솔그룹 계열사인 한솔제지(舊한솔아트원제지)가 복사용지 시장에서 여성비하 광고를 3년 넘게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해당 광고는 한솔제지가 한솔아트원제지의 흡수합병을 결정하고 12월에 들어서야 온·오프라인에서 사라졌다. [사진=한솔아트원제지]



아주경제 송종호 기자 = 한솔그룹 계열사인 한솔아트원제지(현 한솔제지)가 3년 이상 여성비하 광고를 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8일 한국여성민우회 등 여성단체에 따르면 한솔제지는 자사 복사용지 브랜드 '한솔카피'의 온·오프라인 광고에 몸매가 드러나는 민소매 원피스를 입은 모델을 내세웠다.

특히 이 모델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없는 검정색과 반짝이는 금색이 혼합된 디자인의 의상을 착용, 여성을 성적인 이미지로 악용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광고 카피도 문제다. 한솔제지는 “복사지의 얼굴도 예뻐야 합니다” “대한민국 얼짱 복사지” "외모 지상주의" 등의 카피를 사용했는데, 이는 남성의 왜곡된 성적 시각을 그대로 반영했다는 분석이다.

이윤소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사무국장은 “광고 속 문구를 접하면 여성노동자를 능력이 아닌 꽃과 같은 장식적인 요소로 여기고 있다는 시각을 엿볼 수 있다”고 비난했다. 이어 “특히 여성 노동자에 어울리지 않는 복장 등을 통해 여성 노동자가 예뻐야 한다는 왜곡된 시각을 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른 여성단체 관계자는 “한솔그룹의 부실한 계열사 관리와 왜곡된 여성 인식을 알 수 있는 사건”이라고 꼬집어 말했다.

한솔제지는 해당 광고를 무려 3년 넘게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까지도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 광고를 활용했다.

본지의 취재가 시작되자 한솔제지는 최근 해당 광고를 삭제한 상태다.

그러나 한솔제지의 이같은 광고는 오히려 소비자들이 구매를 주저하게 만든 요인으로 작용했다. 한솔그룹 관계자는 "합병 전 한솔아트원제지는 국내 복사용지 시장에서 3~4위정도에 머물러 있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경쟁업체인 한국제지의 ‘밀크’ 브랜드는 자극적인 광고 없이도 국내 복사용지 시장에서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한국제지는 모델 광고 없이 ‘밀크’ 브랜드의 밝고 깨끗한 이미지를 강조하며 업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최근 한솔제지는 한솔아트원제지를 흡수합병했다. 이와관련, 관련업계는 한솔아트원제지의 실적 부진을 만회하고 향후 성장 동력을 찾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 사무국장은 “여성비하 광고 등이 잇따르는 것은 각 기업의 여성에 대한 부실한 인식에 기반한 것”이라며 “과거부터 이 같은 문제는 반복돼 왔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해당광고와 같은 여성비하 광고는 우리 사회를 왜곡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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