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과의 전화통화에 대한 논란이 확산되자 '중국 달래기'에 나섰다.
차이 총통은 6일 총통부에서 대만을 방문한 미국 기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 "당연히 전화 한 통이 정책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해야겠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찰자망이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7일 보도했다.
차이 총통은 이번 외교적 움직임이 지역 안정을 촉진할 목적이었다면서 중국을 향해서는 "하루빨리 대화를 해서 양안간 직면한 문제의 해결책을 찾자"고 대화를 촉구했다.
차이 총통이 처음으로 전화통화에 대해 말문을 연것은 이번 사건으로 인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라고 미국 공영 라디오 방송 NPR은 풀이했다.
트럼프의 외교안보 고문 스티븐 예이츠 아이오와주 공화당 지부장도 6일 대만을 방문한 자리에서 "대만의 현 지도자와 미국의 미래 지도자가 전화로 통화한 사실에 대해 과도한 분석이나 과잉반응을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고 대만 중앙통신 등은 보도했다.
대만 정보기관 소속의 싱크탱크인 '위안징(遠景) 기금회'의 초청으로 대만을 방문한 예이츠 지부장은 트럼프-차이잉원 전화통화를 막후에서 주도한 인물로 알려졌다. 그가 대만 방문기간 중 차이 총통을 만나고 대만 외교부를 방문하기로 하면서 트럼프와 차이 총통의 회동을 조율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왔다. 앞서 대만 자유시보는 차이 총통이 내달 초 니카라과와 과테말라, 엘살바도르를 순방하는 길에 미국 뉴욕을 경유해 트럼프 측 인사와 회동을 추진할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은 트럼프와 차이잉원간 전화통화에 이어 내달 두 정상간 회동설까지 나돌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로이터통신에 보낸 성명에서 미국이 차이 총통의 경유를 허락하지 않기를 바라며 대만 독립세력에 잘못된 신호를 보내지 않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영 환구시보는 5일 차이 총통을 겨냥해 "트럼프와 전화통화를 한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며 경고 메시지도 날렸다. 이어 6일자 사설에서 "트럼프가 중국을 '살찐 양'으로 여기고 살점을 떼가려 한다"고 비난했다. 사설은 "트럼프가 어떤 의도로든 중국의 이익을 침해한다면 절대로 주저하지 않고 보복에 나설 것"이라며, "트럼프 취임 후 미·중 관계의 충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 내부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중국 때리기’ 행보가 중국을 시험해 보려는 고도의 노림수로, 트럼프 시대 미국의 대중정책을 예고한다며 중국이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