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리포트] “총리 양복도 빅데이터로 제작” 중국은 빅데이터 혁명 중

2016-12-08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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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 박차

물품 결제후 13문 19초 만에 '총알' 배송…인기 정류장에만 서는 급행버스

빅데이터 메카 구이저우성…마윈 "구이저우에 투자하라"

2020년 세계 빅데이터 총량 20% 점유 목표

리커창 총리가 지난 5월 구이저우성 구이양에서 열린 빅데이터 박람회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신화통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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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1. 광둥성 포산에 사는 황씨는 중국의 최대 쇼핑대목인 지난 11월 11일 자정에 알리바바 온라인쇼핑몰에서 미리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던 착즙기를 0.9초만에 주문 결제를 완료했다. 황씨가 결제를 마치자마자 제품은 인근 물류창고에서 출고됐으며, 제품이 집 앞까지 배달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달랑 13분 19초였다. 이는 중국 알리바바 물류 자회사인 차이냐오의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한 덕분이다. 알리바바는 지난 7년간 축적한 물류 데이터에 계절적요인과 소비성향 등을 종합해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주문이 폭주할 것 같은 제품을 사전에 각 지역 창고에 배분했다. 소비자들이 좀 더 신속하게 물품을 받아볼 수 있도록 한 것이다.

#2. 저장성 항저우에는 최근 교통체증을 해결하기 위한 급행 버스가 등장했다. 예를 들면 항저우 시내 곳곳을 운행하는 86번 노선 일반버스는 모두 18개 정거장에서 멈추지만 급행 버스는 단 6개 핵심 정거장에만 멈춘다. 항저우 정부가 올 상반기 시민들의 버스카드 이용 데이터를 기반으로 각 버스 노선마다 사람들이 집중 몰리는 정거장를 분석한 결과다. 덕분에 시민들은 좀 더 신속하고 편리하게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중국에서 발전 중인 빅데이터가 바꾼 현실이다. 중국에 바야흐로 ‘빅데이터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점점 더 많은 정보가 넘쳐나면서 대량의 데이터가 생성된 것이 빅데이터다.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패턴을 찾아내고 그것을 바탕으로 보다 정확한 예측을 하는 게 바로 빅데이터 기술이다.

중국 정부는 미래 신 성장동력인 빅데이터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5년내 국내 빅데이터 산업 규모를 연간 50% 늘려나가 오는 2020년까지 중국 빅데이터 규모를 8000억 페타바이트(PB)까지 늘리기로 했다. 1페타바이타는 약 100만 GB로 6GB짜리 DVD영화 17만4000편을 담을 수 있는 용량이다. 중국은 전 세계 빅데이터 총량의 20%를 차지해 세계 최대 빅데이터 강국이 되겠다는 계획이다. 2015년 중국 빅데이터 거래 백서에 따르면 중국 빅데이터 산업규모는 2014년 767억 위안에서 연간 48.5%씩 성장해 2020년 8228억 위안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됐다.

중국의 빅데이터 중심지는 구이저우(貴州)성이다. 베이징과 2000㎞ 떨어진 구이저우성은 중국에서 가장 가난하고 척박하기로 유명한 지역이었다. 하지만 최근엔 중국 33개 성(省)·시(市)중 가장 빠른 경제성장률을 구가하는 지역 톱3에 이름을 올린다. 구이저우성은 올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10.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중국 경제 평균 성장률인 6.7%을 훨씬 웃돈다.

구이저우성의 발전을 촉진한 것은 빅데이터다. 구이저우성이 빅데이터 메카로 변신을 시도한 것은 지난 2015년 2월 성도 구이양에 빅데이터클러스터 발전시범구를 조성한 후부터다. 이후 시진핑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가 잇달아 이곳을 방문해 빅데이터 발전을 적극 지원 사격했다.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 2015년 구이저우에서 열린 빅데이터 박람회에서 "지금 구이저우에 투자하지 않으면 10년후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며 "개혁개방 이후 선전과 저장성에서의 발전 기회를 놓쳤다면 구이저우성의 빅데이터 시장에 참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의 3대 이동통신업체 차이나모바일·차이나유니콤·차이나텔레콤은 이곳에 벌써 150억 위안(약 2조5000억원)을 투자해 데이터센터 3개를 짓고 있다. 팍스콘, 퀄컴, IBM, 휴렛팩커드, 마이크로소프트(MS) 등도 구이저우성에 잇달아 빅데이터 투자를 감행했다. 우리나라 현대차도 지난 11월 8일 구이양에 첫 해외 빅데이터센터를 짓고 자율주행과 커넥티드카 등 미래차 연구에 나서기로 했다.

지난 해부터 구이양에서는 매년 국제 빅데이터 박람회도 열리고 있다. 올해는 리커창 총리가 직접 참석했다. 리 총리는 포럼 석상에서 자신이 입고 있던 양복을 가리키며 이것은 빅데이터에 기반해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리 총리는 “이 양복을 생산한 중국기업은 우리나라 사람에 걸맞는 양복을 만들기 위해 250만 명의 체형을 수집했다”며 “앞으로 데이터를 2000만명으로 늘리면 더욱더 품질 좋은 양복을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기업인들에게 빅데이터를 전통 산업 업그레이드에 적극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다만 중국의 빅데이터 산업이 고속 발전할 수 있는 데에는 그만큼 개인정보 수집이 쉽다는 어두운 이면도 존재한다. 블룸버그 비즈니스는 앞서 13억에 달하는 거대 인구와 정부를 중심으로 한 '감시 체제'에 익숙한 중국의 문화 등에 업고 중국은 빅데이터의 메카로 거듭나기 위해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숫자로 읽는 중국 빅데이터[그래픽=김효곤 기자 hyogonc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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