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인천) 이정수 기자 = 인공지능이 암을 진단하는 시대가 현실로 다가왔다.
가천대 길병원은 5일 인천 남동구 본관 1층에 'IBM 왓슨 인공지능 암센터'를 오픈하고 본격적인 진료를 시작했다.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로 주목된 인공지능은 제4차 산업혁명의 핵심 주제다. 왓슨은 의료용 진단·분석을 위한 인공지능으로 개발된 프로그램이다.
왓슨은 2012년 미국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암센터(MSKCC)에서 암 환자의 진료 기록을 학습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의학지 290종, 의학교과서 200종 등의 전문자료를 습득했다. 또 꾸준히 교육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정확도가 계속해서 높아져 내년이면 전체 암의 약 85%를 분석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길병원 암센터에서는 담당 주치의가 환자 정보를 왓슨 포 온콜로지에 입력하면 왓슨이 자체 특수 알고리즘에 따라 각각의 치료법에 등급을 매겨 근거와 함께 제안한다. 알고리즘 과정은 불과 몇 분 안에 이뤄진다. 주치의는 여러 전문의의 의견을 청취해 치료 계획을 최종 선별한다.
길병원은 이미 2주 전부터 위암·폐암·유방암 등의 환자를 대상으로 진료를 시작했다. 백정흠 길병원 인공지능기반 정밀의료추진단 기획실장은 "왓슨을 암 환자들에게 적용한 결과 진료 시간과 결과에 대한 만족도가 상당히 좋았다"고 전했다.
병원은 경험 축적과 함께 진료 적용대상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추진단의 이언 단장은 "왓슨은 최상의 치료결과를 실시간으로 제공한다"며 "진단을 위한 검사 남용 예방과 진단 오류 최소화, 진료비 부담 감소 등의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길병원 인공지능 암센터는 애초 10월 중순에 문을 열 예정이었지만 내부 공사 등을 이유로 개소가 두 달가량 미뤄졌다. 또한 환자 개인정보 유출 문제, 국내 병원 전자의무기록과 연동되지 않는 문제 등을 여전히 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