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하노이, 다낭 등 우리나라와 베트남 사이의 항공여객 성장속도가 매우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
5일 제주항공이 인천기점 제주항공 등 국적 6개항공사의 베트남 4개 도시(나트랑∙다낭∙하노이∙호찌민)의 여객 수송현황을 한국항공진흥협회 통계를 기초로 분석한 결과 11월 말 기준 수송여객은 164만5200여명으로 2015년 한 해 동안 수송한 123만3400여명보다 33.4%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또 4년 전인 2012년 61만명 보다는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같은 시장상황을 반영하듯 지난 10월 국토교통부 통계에서는 동계기간(2016년 10월30일~2017년 3월25일)에 우리나라와 베트남 사이의 항공기 운항횟수가 주 233회에 달해 지난해 동계기간(주175회) 보다 58회 늘었다. 이는 홍콩 65회 증가에 이어 2번째로 큰 운항횟수 증가폭이다.
제주항공은 “이 같은 베트남 노선의 빠른 성장은 기존항공사 외에 제주항공 등 새로운 경쟁자가 속속 뛰어들면서 승객의 이동 편의가 높아졌고,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우리나라 국민에게 매력적인 휴양지로 각광 받고 있는 다낭 노선은 지난해 말부터 올해 사이 제주항공을 비롯해서 진에어, 티웨이항공이 취항했고, 하노이와 호찌민 노선에도 각각 이스타항공과 티웨이항공이 가세했다.
이같은 현상은 베트남 경제상황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두 나라 사이에 단순한 여행수요 증가뿐 아니라 우리나라 기업의 베트남 진출이 빠른 속도로 늘면서 비즈니스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베트남의 한국기업 직접투자는 5453건, 투자금액 488억1000만 달러로 베트남에 대한 외국인 투자의 32.5%를 차지하는 등 우리나라 기업의 베트남 투자규모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베트남에 대한 우리나라의 투자규모가 약 12억 달러 수준이었을 때 인천기점 베트남 4개 도시(나트랑∙다낭∙하노이∙호찌민) 여객수요는 61만명에 불과했으나 7월 말을 기준으로 42억 달러 이상 투자한 올해는 164만5200여명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양국간 비즈니스 수요 확대와 맞물려 올해 9월말까지 베트남을 방문한 우리나라 국민은 113만4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5만명 보다 33.4% 늘었다. 특히 같은 기간 102만4000명이 방문한 홍콩, 8월 기준 100만명이 찾은 태국을 앞지르며 우리나라 국민이 방문하는 주요 국가 순위 3위에 올랐다.
지난해 아시아권 국가 가운데 우리나라 국민이 가장 많이 방문한 국가는 중국과 일본, 태국, 홍콩, 베트남 순이었다.
또 가격대비 품질만족도를 뜻하는 이른바 ‘가성비’를 중요시하는 소비성향 확산으로 기존항공사의 비중은 2015년 86%에서 올해는 66%로 20%포인트 낮아졌다.
한류 확산에 따른 베트남 국민의 우리나라 방문객 증가도 항공여객 성장에 한몫하고 있다. 지난 10월 말까지 우리나라를 방문한 베트남 여행객은 2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3만4700명 대비 56% 증가했고, 2012년 연간 10만6500여명보다는 2배 이상 많아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은 여행수요와 한국기업의 잇단 사업진출 등이 맞물려 여행객이 빠른 속도로 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제주항공을 비롯한 국적항공사들이 기업우대 서비스 도입 등 시장 선점을 위한 각종 마케팅 활동이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