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등 진보진영 15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박근혜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은 이날 저녁 9시30분 기준 서울 170만명, 전국 232만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이 모여 헌정 사상 최대 인파라는 대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박근혜 퇴진을 촉구하는 시민들은 지난달 12일에 열린 제3차 집회 때 모인 100만명의 두 배를 훌쩍 뛰어넘는 새 역사를 썼다.
이번 시위는 사상 처음으로 청와대에서 100m 떨어진 지점까지 행진이 허용됐고, 시위대는 동·남·서쪽으로 행진해 청와대를 포위하는 행진을 벌였다.
집회 참가자들은 자신의 진퇴 문제를 국회에서 결정해달라고 한 박 대통령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박 대통령의 4월 퇴진과 6월 조기 대선을 당론으로 정한 새누리당을 규탄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오후 4시께 청와대 주변을 100m까지 에워싸는 집회와 행진이 진행됐다. 시위대는 청와대를 향해 나팔을 불거나 함성을 지르며 집회를 진행했다. 본행사가 진행 중이던 오후 7시께 '1분 소등' 퍼포먼스가 진행됐다. 7시는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을 밝히라는 의미라고 주최 측은 설명했다.
사전행진과 집회 이후 창성동 별관과 효자치안센터 방면에서는 제한시간을 넘겨서까지 시위대가 일부 남아 집회를 이어갔다. 2차 행진에서도 청와대 200m 앞 신교동로터리 등에서 소수 인원이 제한시간인 오후 10시 30분을 넘겼다.
11시 55분 서울 광화문 광장과 청와대 일대에서 진행 중인 집회는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집회를 마친 시민들은 스스로 쓰레기를 줍는 등 끝까지 시민의식을 보여줬다.
경찰은 시위대에 해산을 촉구하는 안내방송을 하며 설득에 주력했다. 양측 간 별다른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전국 258개 중대, 경력 2만명을 동원했다.
박 대통령 퇴진을 반대하는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도 이어졌다.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 등 '보수대연합' 소속 회원 3만명(주최 측 추산)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앞에서 집회를 열어 박 대통령의 하야를 반대하는 목소리를 냈다.
보수단체 집회에서는 여성 인턴 성추행 의혹으로 물러난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이 나와 "박 대통령이 무너지면 대한민국을 지킬 수가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치고 종로3가까지 행진했고, 경찰에 막혀 광화문까지 행진하지는 못했다.
전국 각지에서도 촛불 집회가 이어졌다. 서울 외에도 대구, 울산, 제주 등 전국 26개 지역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부산에서는 주최 측 추산 22만명이 모여 박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했고, 광주 금남로에서 열린 촛불집회에선 주최측 추산 15만명이 참석해 촛불집회가 진행된 후 가장 많은 인파가 몰렸다.
그 외 대전 5만명, 대구 5만명, 전남 2만명, 전주·울산 1만5000명, 제주 1만1000명 등 서울을 제외한 지역에서 62만 명이 모였다고 주최측은 밝혔다.
촛불 민심이 연말까지 이어진다. 4일 '박근혜 정권 퇴진 비상국민행동'(퇴진행동)에 따르면 5일부터 이달 29일까지 평일에도 저녁 8시부터 밤 10시 사이 청와대 앞 200m 지점 행진을 계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