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유선준 기자 =국정농담의 정점에 서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수사하게 될 박영수(64·사법연수원 10기) 특별검사가 수사팀을 가동하기 전부터 사무공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박 특검은 2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사무실로 출근하면서 기자들과 만나 "전날 특검보 후보를 일부 추천했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고사하시는 분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검보 추천을 오늘까지 하려 한다. 머리가 아프다"라고 했다.
특검보는 특검의 지휘·감독에 따라 사건 수사 및 공소유지를 담당하고 파견검사 등 공무원에 대한 지휘·감독을 하는 역할을 맡는다.
전날 임명장 수령 직후 윤석열(56·연수원 23기) 대전고검 검사를 수사팀장으로 지명하는 등 인선에 속도를 내는 듯했으나, 특검보 인선 작업이 순순히 풀리지 않는 모습이다.
특검보 후보로 물망에 오른 인사들이 적극적으로 고사하는 이유는 특검법에서 특검보가 공소유지를 담당해야 한다고 규정한 탓이다.
확정판결이 나기까지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보니 전관 변호사는 물론 판·검사 경력이 없는 변호사마저 '생업 포기'라는 현실적인 장벽 앞에서 주저한다는 것이다.
기존 특검법들은 특검팀이 공소유지를 위한 최소한의 인원만 남기고 철수할 수 있도록 해 변호사 유지가 가능했다.
일부 특검보 지명자들은 이번 특검팀이 맡은 사안이 워낙 위중한 데다 수사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에 부담감을 느껴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100명이 넘는 수사인력이 근무할 사무실과 회의실, 조사실, 브리핑실 등을 고려하면 적지 않은 공간이 필요하다.
박 특검은 앞서 기자들에게 "(특검 사무실을) 좀 구해달라"고 농담까지 하면서 "준비 기간 20일이 길지도 않은데, 제일 큰 문제가 사무실"이라며 난색을 보인 바 있다.
한편, 박 특검은 이날 중으로 검찰 측에 검사 10명의 파견을 공식 요청할 방침이다. 이들은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로 부터 관련 기록·자료를 넘겨받아 사건 전반을 파악하는 이른바 '선발대' 역할을 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