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져 신흥국 경제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한국 경제도 금리상승에 따라 가계부채 리스크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됐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과 국제통화기금(IMF)은 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공동 개최한 '2017년 아시아 및 세계 경제전망' 콘퍼런스에서 이 같이 밝혔다.
안성배 KIEP 국제거시팀장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재정확대를 실행한다면 미국 경제는 더 높은 성장이 가능하다"면서도 "(미국에서) 기대 인플레이션율이 높아지면 금리 상승, 달러 강세 등에 따른 국제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안 팀장은 이어 "이것이 신흥국 경제에 하방압력으로 작용하면서 신흥국 경제 회복세가 예상보다 둔화할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IMF는 "아시아 지역이 중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유지하려면 주요 수출지역인 선진국 경제의 장기침체, 급속한 고령화, 생산성 하락, 무역감소와 같은 구조적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보호무역주의 등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정책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고, 재정정책과 구조개혁이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경제의 주요 대외 리스크로는 금리상승에 따른 가계의 원리금 부담 증가, 소비침체, 미국과의 통상 및 환율 갈등 등이 꼽혔다.
또 신흥국 회복세가 약화되면서 수출회복이 늦어질 수 있는 점, 미국과 중국 사이 통상·환율 갈등에 따른 영향, 유럽에서의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도 위험요인으로 제시됐다.
행사에 참여한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에 대한 원인으로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와 소비성향 감소를 들었다. 신 교수는 다만 "환율의 경상수지 조정효과는 미약하다"고 말했다.
김민석 IMF 아시아·태평양국 이코노미스트는 "한국과 독일, 싱가포르는 수년에 걸쳐 펀더멘털에 비해 통화가치가 상당히 낮게 평가돼있다"며 "글로벌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통화정책 의존을 낮추면서 재정정책과 구조조정의 정책조합을 더욱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