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럭키' 차엽 "유해진·한석규 선배님의 여유, 닮고 싶은 부분"

2016-12-01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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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럭키'에서 조감독 역할을 맡은 배우 차엽[사진=열음엔터테인먼트 제공]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 이상한 일이다. 쉬이 잊히지 않는 강한 인상인데도, 배우 차엽은 시나브로 작품에 녹아들곤 한다. 늘 그 자리에 있었던 것처럼 또는 늘 그 일을 해왔던 것처럼. 자연스레 작품에 융화되는 그는 누구보다 “맡은 바 임무”를 톡톡히 해내는 배우다. 영화 ‘의형제’를 시작으로, ‘설인’, ‘18: 우리들의 성장 느와르’, ‘럭키’에 이르기까지. 견고히 자신의 영역을 확장해나가는 배우, 차엽을 만났다.

10월 13일 개봉해 지금까지 박스오피스를 순항 중인 영화 ‘럭키’(감독 이계벽)는 성공률 100%, 완벽한 카리스마의 킬러 형욱(유해진 분)이 목욕탕 열쇠 때문에 무명배우 재성(이준 분)과 신분이 바뀌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극 중 차엽은 단역 배우 형욱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를 응원하는 조감독 역을 맡았다.

영화 '럭키'의 배우 차엽[사진=열음엔터테인먼트 제공]


‘럭키’가 700만을 앞두고 있다
- 그냥 신기하다. 주변 반응이나 영화의 스코어가 계속해서 올라가는 것들이. 어머니께서 ‘럭키’를 보고, 처음으로 칭찬해주셨다. ‘이제야 배우 같은 얼굴’이라더라. 어머니께서 평소 그런 말을 잘 안 하시는데, 그런 이야기를 들으니 뭉클했다.

무명배우의 재능을 알아보고, 그를 응원하는 조감독 역을 맡았다. 연기할 때도 기분이 남달랐겠다
- 옛날 생각이 많이 났다. 특히 독립영화를 찍을 때 생각이. 하하하. ‘럭키’가 배우의 이야기고 실제 현장과 비슷한 면이 있으니까. 자연스럽게 생각날 수밖에 없었다.

배우의 입장에서 자연스럽게, 스태프의 입장으로 변화했겠다
- 그렇다. 스태프들이 어떤 감정을 느끼는 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그때 조감독님이 이런 마음이었겠구나’, ‘그래서 이런 행동을 했었구나’하고 생각할 수 있었다.

영화의 합류 과정이 궁금하다
- 오디션을 봤다. 당시엔 조감독 역할인지 모르고 자유 연기를 했었다. 이후 리딩 때 다시 감독님을 뵈었는데 정말 반갑게 맞아주시더라. 감사했다. 다행히 그 당시 드라마 ‘응답하라1988’을 찍고 오디션에 합격한 거라서 다들 많이 알아봐 주셨다.

영화 '럭키' 촬영장 속, 배우 차엽[사진=열음엔터테인먼트 제공]


‘응답하라1988’의 모습이 강렬하긴 했었다
- 그때 안티들이 확! 늘었다. 하하하. 하지만 좋은 추억이다. 덕분에 안티도 늘었지만, 팬도 늘었다.

‘응답하라1988’에서 호흡을 맞췄던 이동휘와 또 만나게 된 셈인데
- 드라마 ‘이혼 변호사는 연애 중’부터 ‘응답하라1988’, 영화 ‘럭키’까지 함께 하게 됐다. 같은 소속사 배우인 (이)현욱이와도 친한 사이라서 사석에서도 몇 번 만났다. 동갑이다 보니 말도 편하게 하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워낙 말을 잘하는 친구인데 캐릭터와는 다르게 진중한 면이 있는 친구다.

유해진과 만나는 장면이 대부분이었는데. 유해진과의 호흡은 어땠나?
- 정말 후배들을 잘 챙겨주신다. 진중하신 면도 있으시고, 생각보다 수줍음도 많으신 것 같았다. 쉬는 시간에도 열정적으로 공부하시고, 연기에 대한 애정이 넘치시는 것 같았다.

연기적인 부분에서는?
- 유해진 선배님의 연기, 애드리브를 보는 것이 엄청난 공부가 됐다. 순발력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경험과 경력은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엄청나게 여유로우시고 또 자연스러우시더라.

영화 '럭키' 촬영 현장 속, 배우 차엽의 모습[사진=열음엔터테인먼트 제공]


코미디 영화인 만큼 애드리브 욕심도 났을 것 같은데
- 형욱에게 칭찬하는 장면에서 애드리브를 조금 넣었었다. ‘카리스마 있었어요!’가 대사인데 더 느낌을 살려서 ‘정말 카리스마 있었어’를 세 번 반복했다. 여러 가지를 했었는데 너무 끌어서인지 편집됐다.

전작과는 달리 힘이 빠진, 조금 더 가벼운 역할이었다
- 신선하고 좋았다. 즐기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제가 현장에서 가장 많이 만날 수 있는 분들을 롤모델로 공부했다. 조감독님들의 공통된 성격이나 습관 같은 것들을 관찰했다. 선배님들이나 감독님께서도 편안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만들어주셔서 더 편안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진중한 역할보다 힘을 뺀 가벼운 역할이 더 즐거웠나보다
- 진중한 연기는 매번 감정을 끌어내야 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 오히려 이전까지는 연기하는 제 모습을 보고 ‘그냥 너인데?’라고 했었다. 그런데 이번 영화를 보고는 ‘연기하는 투’라고 하더라. 좋은 건가? 하하하. 톤도 낮고 목소리도 낮은 편이라서 더 가볍게 하려고 목소리도 발랄하게 냈던 것 같다. 하지만 자연스러운 힘 뺀 연기가 더 힘든 것 같다. 신경 쓸 게 많다고 해야 하나?

‘럭키’가 대박을 쳤는데, 이후 차기작은 ‘더 프리즌’이다
- ‘더 프리즌’ 촬영 현장은, 그야말로 감동이었다. 한석규 선배님, 김래원 선배님 등등 배우들을 보기만 해도 감탄이 나왔다. 선배님들의 여유로움과 집중력이 놀라웠다. 보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많이 됐다.

영화 '럭키'에서 조감독 역을 맡은 배우 차엽[사진=열음엔터테인먼트 제공]


가장 닮고 싶은 건 무엇이었나?
- 김래원 선배님의 집중력과 한석규 선배의 여유다. 김래원 선배님은 순간 몰입이 너무도 대단하고 디테일을 세세하게 잡으시더라. 놀랐다. 한석규 선배는 정말 여유롭다. 리듬감이 정말 좋으신데 래퍼로 따지자면 플로우가 느껴진다. 경험에서 우러나는 느낌? 대사 하나하나 느끼면서 말씀하시는 것 같았다.

‘더 프리즌’은 오랜만에 차엽의 장기, 스릴러 장르를 볼 수 있는 영화겠다
- 마장동에서 억대 연봉을 받는 정육 기사 역할이다. 임팩트 있는 역할이긴 한데, 관람등급에 따라 캐릭터의 강도가 달라질 것 같다. 센 이미지를 원하셔서 머리를 빡빡 밀어놨는데 막상 머리를 밀고 보니 어린 애 같은 느낌이 들더라. 하하하.

그게 오히려 더 섬뜩할 수도 있겠는데?
- 그래서 다들 포기하신 건지…. 화면으로 보니까 그냥 뚱뚱한 어린이 같은 느낌이다. 하하하. 그래도 무거운 악역의 느낌을 살려서 연기했다. 이전보다 더 무겁고 진중한 역할이다. 한석규 선배님을 모시는 역할이니까 가벼워 보이지 않았으면 하고 바랐다.

앞으로 더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만날 텐데, 다음 인터뷰까지 제게 약속 하나를 한다면?
- 다음 인터뷰 때까지 인지도를 더 쌓아오겠다! 여자 팬이 없으니까 여자 팬도 좀 늘었으면 좋겠고. 하하하. 이다음에는 조금 귀여운 느낌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작품으로 여성 팬들도 조금 늘지 않을까? 그냥 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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