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어지러운 롤러코스터 장세에 놀라 중국 증시를 떠났던 투자자금이 최근 다시 증시로 몰리는 분위기다. 투자 열기가 뜨거웠던 중국 부동산 시장에 거품 붕괴 우려가 확산되고 국채 투자의 매력이 사라진 영향이다.
중국 증시로 자금이 몰리는 추세는 최근 늘어난 신용거래 잔액에서 엿볼 수 있다. 신용거래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이나 주식을 빌려 거래하는 방식을 말한다.
중국 신용거래 잔액은 지난 5월 30일 8209억 위안으로 떨어지며 연내 최저치를 기록한 이후 수 개월간 8000억~9000억 위안 사이를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10월부터 빠르게 늘어나 1조 위안을 목전에 두게 됐다. 지난 10월에 400억 위안, 11월에 600억 위안 가량이 늘었다.
이는 지난해와 올 초 '격변'을 겪으며 냉각됐던 중국 증시가 관리·감독 강화, 제도정비, 경기안정 등으로 펀더멘털을 단단히 다지고 이에 따라 주가가 오름세를 보인 영향이라고 증권시보망은 분석했다. 10~11월 두 달간 상하이종합지수는 총 8.16%가 오르며 3300선을 돌파했다.
또, 투자자의 시선을 사로잡았던 국채, 부동산 등 전망에 그림자가 드리운 것도 이러한 흐름을 부채질했다.
1선, 2선 대도시를 중심으로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렸던 중국 부동산 시장의 투자 매력은 예전같지 않다. 지나친 집값 상승, 거래량 증가로 중국 부동산 시장 거품 우려가 커졌고 최근 구매제한령을 취하는 도시가 늘면서 당국의 정책 흐름이 긴축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중국 부동산개발업체(상장사)의 실적은 '기대 이하'인데 부채는 빠르게 늘고 있는 것도 우려된다. 중국부동산보에 따르면 중국 127곳 부동산 상장사의 평균 자산대비 부채비율은 77.9%다.
국채 시장도 예사롭지 않다. 지난달 29일 10년물 중국 국채 선물가격은 98.030위안으로 0.71% 급락했다. 이는 해당 선물이 시장에 유통된 후 역대 최대 낙폭이다. 30일과 이달 1일에도 하락세를 지속했다.
국채가격 하락은 시중금리가 뛰었다는 의미다. 실제로 시보금리(상하이 은행 간 금리)는 1일까지 16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지속했다. 중국 당국이 통화정책에 신중을 기하며 유동성이 줄어든 데다 은행 등의 국채 선호도가 낮아진 때문이다. 최근 위안화 절하 지속에 따른 환리스크도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따라 내년 중국 증시 전망도 낙관으로 기우는 분위기다. 최근 모건스탠리는 "부동산 등 투자처를 잃은 자금의 유입, 중국 경기 안정 등에 따라 내년 상하이종합지수가 4400선을 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