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득균 기자 = 이미경 CJ그룹 부회장에게 퇴진 압력을 행사한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조원동(60) 전 청와대 경제수석이 23일 법원에서 출두해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성창호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2시간가량 조 전 수석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다.
또 '경제수석이라는 자리에 있어서 대통령의 지시를 거부하지 못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법원에서 현명한 판단을 기대하고 모든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에서 김기춘 실장의 영향력이 있었느냐', '이미경 부회장 퇴진 압박 대통령 지시였느냐'는 또 다른 질문에서도 "법원에서 다 말씀드리겠다"고 말한 뒤 법정으로 향했다.
검찰에 따르면 조 전 수석은 CJ그룹 내 문화사업을 이끌어온 이 부회장을 경영일선에서 물러나도록 강요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룹총수 이재현 회장의 누나인 이 부회장은 2014년 갑작스레 경영권을 놓고 미국으로 떠났다. 당시에는 건강상 이유로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 전 수석의 녹취가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청와대 압력 때문이 아니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언론에 공개된 녹취록에는 조 전 수석은 2013년 말 손경식 CJ그룹 회장에게 전화를 걸어 이 부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 조 전 수석은 'VIP(대통령)의 뜻이냐'는 손 회장 측의 질문에는 "그렇다, 수사까지 안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조 전 수석은 검찰에서 '박근혜 대통령(64)의 지시로 이 부회장에게 퇴진하라고 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CJ가 자사 케이블 방송 채널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풍자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대선 당시 문재인 민주당 후보가 관람 후 눈물을 흘린 영화 '광해'를 배급한 것 등으로 현 정권의 미움을 샀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다.
이밖에 조 전 수석은 2014년 2월 최씨와 딸 정유라(20)씨의 단골 병원으로 알려진 '김영재 의원(진료과목 성형외과)'의 해외진출을 추진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날 정오가 넘어 심문을 마치고 법정을 나온 조 전 수석은 "아는 대로 다 말씀드렸다.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