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에 임단협 마무리 요청…“벼랑 끝 회사 현실 인정하고 고통 분담해야”

2016-11-07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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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현대중공업 제공]

아주경제 김봉철 기자 = 현대중공업이 경영 정상화에 최대 걸림돌인 임금 및 단체협약 문제를 풀기 위해 직접 나섰다.

7일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최근 사내 소식지인 ‘인사저널’에서 노조를 향해 “임단협을 마무리하자”고 요청했다. 인사저널은 울산조선소와 사내 인트라넷 등을 통해 배포되는 소식지로 경영진의 입장을 사내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5월부터 임금과 단체협약 협상을 벌이고 있지만 6개월째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교섭만 52차례에 이른다.

회사는 경영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 분사와 인력 감축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노조의 반발로 답보 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런 가운데 노조는 오히려 최근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 재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인 현대미포조선과 현대삼호중공업이 임금을 동결하는 대신 인력 감축은 최소화하는 식으로 노사가 한발씩 양보한 끝에 임단협을 성공적으로 타결했다.

현대중공업은 연내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할 경우 크게 세 가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먼저 올해 정년퇴직 예정자 644명이 입을 수 있는 임금 손실을 꼽았다.

회사는 “임단협이 해를 넘기면 올해 퇴직자들에게 인상분을 소급 적용할 수 없다”면서 “선배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협상 타결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내년 임단협이 타결되면 연내 정년퇴직자들은 새 임단협 내용에 따른 조건들을 소급 적용받을 수 없다.

회사는 또 채권은행에 인력 감축 등을 통해 3조5000억원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한 상황에서 노조 반발로 자구안 이행이 좌절되고 이를 이유로 금융권이 자금 지원을 끊는다면 유동성에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정부 제재를 피할 수 없다는 점을 들었다. 정부가 지난달 31일 조선 3사의 직영 인력 규모를 32% 감축하고 도크 수도 23%가량 줄이는 ‘조선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확정·발표했다.

조선업계의 자구노력이 미흡해 정부가 직접 고강도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는 의미여서 노사가 합심해 자체 경쟁력 강화에 나서자는 것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자구노력도 때를 놓치면 의미가 없다”며 “"노조가 파국이 현실로 나타나지 않도록 열린 마음으로 교섭 마무리에 나서는 것은 물론, 벼랑 끝에 선 회사 현실을 인정하고 고통을 나눠야 한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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