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선 끝나도 韓 증시 살얼음판

2016-11-0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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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부원 기자=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 증시는 최순실 게이트마저 겹쳐 더욱 위태로운 상황이다. 미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공화당 도널드 트럼프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줄면서, 갈수록 커지는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

역사적으로 미 대선에서 어느 당이 이기느냐에 따라 글로벌 증시 흐름도 바뀌어왔다. 선거 결과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다만 대선이 끝난 뒤에도 미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여전히 남아 있어, 당분간 국내 증시가 힘을 받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美 대선에 숨죽인 증시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10월 들어 전날까지 2043.63에서 1978.94로 64.69포인트(3.17%) 하락했다. 종가 기준으로 약 4개월 만에 최저치다.

국내 정국이 최순실 게이트로 요동치는 것도 투자심리에 부정적이지만, 미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줄곧 관망심리를 키우고 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힐러리 후보가 한때 지지율 조사에서 트럼프 후보를 12%포인트까지 앞서가기도 했지만, 10월 말부터 격차가 빠르게 축소되면서 시장 변동성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 후보는 10월 9일 2차 TV 토론에서 연준이 제로금리를 너무 오래 유지하는 바람에 미 증시가 버블 상태라고 주장했다"며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글로벌 증시 폭락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고 덧붙였다.

◆선거 영향 선진국 증시에 더 커

역사적으로 미 대선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신흥국보다 선진국에서 더 컸다.

선진국 지수는 민주당에서 정권을 잡을 경우 상승한 반면, 공화당 집권 시에는 떨어졌다. 1990년 이후 집권당별 선진국 지수 등락률을 보면 민주당 집권 시 평균 46.1% 올랐지만, 공화당이 잡았을 때는 14.0% 하락했다.

신흥국은 이에 비해 영향이 크지 않았다. 공화당 집권 시기에 더 높은 지수 상승률을 보였지만, 격차가 크지 않았다. 신흥국 지수는 민주당에서 잡았을 때 22.1%, 공화당 집권 시 24.9% 올랐다.

미국 증시는 민주당에서 정권을 잡았을 때 뚜렷한 강세를 보였다. 민주당 집권 시 평균 64.7% 상승한 반면, 공화당 때는 17.8% 하락했다.

◆대선 후에도 인내심 필요

미 대선 후에도 당분간 국내 증시가 박스권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이달 코스피가 미국 대통령 선거를 비롯한 대내외 변수 탓에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역사적으로 코스피는 미 대선 직후 2개월 동안 약세를 보였다. 지금은 여기에 더해 미 금리 인상이라는 변수까지 감안해야 하는 상황이다.

동부증권이 내놓은 자료를 보면 미 증시는 1900년부터 2012년까지 112년 동안 비슷한 패턴을 되풀이해왔다. 미 증시는 대선 직전까지 유지됐던 선거 특수가 대선 직후 소멸되면서 어김없이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강현기 동부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 증시 간 상관성이 조금씩 높아지고 있다"며 "우리 증시도 미 대선일인 8일 이후 선거 특수 소멸에 따른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대선 후 주식투자 어떻게

미 대선 불확실성이 해소돼도 기준금리 인상이 대기하고 있어 투자전략을 잡기가 쉽지 않다. 수익성보다는 안전성에 무게를 더 둬야 할 시점이다.

강현기 연구원은 "대선 이후부터 연말까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며 "안정성과 더불어 계절적인 매력을 겸비한 배당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단, 배당주가 미 기준금리 인상에 취약하다는 게 문제"라며 "배당주 성격을 가지면서도 금리 상승으로 수혜가 기대되는 은행이나 보험주가 유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 집권당별로 유망업종도 엇갈려왔다.

공화당이 잡았을 때는 필수소비재와 에너지, 소재, 산업재가 강세를 보였다. 반면 민주당 집권 시는 정보기술(IT)과 금융, 헬스케어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마주옥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두 대선 후보가 모두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통한 경기 개선을 공약으로 내놓았다"며 "현재로서는 민주당이 승리할 가능성이 다소 높은 만큼, 소재와 산업재, 금융, IT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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