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이 거침없는 '항공굴기'로 유럽 에어버스, 미국 보잉이 양분하고 있는 글로벌 항공기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 날도 멀지 않았다.
중국의 항공기업체인 중국상용항공기(코맥·COMAC)에서 자체 제작한 중대형 여객기 'C919'가 1일 개막한 주하이에어쇼에서 중국 동방항공으로부터 첫 주문확정서를 따냈다고 경화시보 등 현지 언론이 2일 보도했다.
C919는 보잉 737과 경쟁하기 위해 개발한 168개 좌석 규모의 중대형 여객기다. 지난 2008년부터 연구개발에 들어가 지난해 11월 첫 출고됐으며, 내년 첫 비행테스트를 거쳐 내후년쯤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앞서 코맥은 실제 제품이 등장하기도 전인 2010년 11월 주하이에어쇼에서 C919에 대한 100대 선주문을 성사시켰다. 하지만 이는 모두 주문의향서로 실제 구매주문으로 이어질지는 확실치 않았다.
코맥은 1일 중국 항공기리스업체 두 곳에서도 56대 주문계약(18대 주문확정)을 추가로 받아 현재까지 모두 23개 바이어로부터 570대 C919 주문을 따낸 상태다.
코맥에서 개발한 소형 제트여객기종 'ARJ21'는 이미 지난해 11월 청두항공에 첫 인도된 후 현재 실제 노선에 투입 운영 중이다. 올해 주하이에어쇼에서 ARJ21은 40대 주문을 따내며 현재까지 모두 19개 바이어로부터 413대 주문을 받았다.
코맥은 ARJ21, C919 외에 최대 350석 규모의 대형여객기 C929도 개발 중에 있다.
시장은 코맥이 에어버스, 보잉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향후 전 세계 항공기 시장에 'A·B·C'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보고 있다. ABC는 각각 에어버스·보잉·코맥의 이니셜이다.
코맥의 급성장은 중국이 첨단 제조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내놓은 '중국제조 2025' 계획과 맞닿아 있다. 중국제조 2025에서 제시한 10대 전략산업에 항공분야는 세 번째로 올라와 있을 정도로 정부에서 적극 육성하고 있는 산업이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중국내 항공기 수요도 코맥의 든든한 뒷받침이 되어줄 전망이다. 보잉은 지난달 향후 20년간 중국에서 신규 항공기 수요가 1조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관측한 바 있다.
에어버스와 보잉도 중국 항공기 시장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보잉은 지난 주 보잉 737 최종조립인도센터를 저장성 저우산에 설립한다고 선언했다. 이는 보잉이 최초로 해외에 설립하는 공장이다. 보잉은 코맥과 10여개 연구개발 프로젝트도 함께 진행 중이다.
2006년 톈진에 A320 기종의 최종 조립라인을 설립한 에어버스는 최근엔 A320 조립라인도 톈진으로 옮겨와 중국내 팽창하는 항공수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