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이 가져다줄 새로운 금융 패러다임에 대한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블록체인이 제대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넘어야 될 산도 많다.
특히 블록체인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법률적 이슈에 대한 범정부적 대응체계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 가상화폐의 순기능을 살리기 위한 고객 보호와 자금세탁 방지 관점에서의 규제 도입도 선결돼야 한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내 금융사들의 블록체인 도입이 속속 이뤄지고 있다. NH농협은행은 국내 금융권 최초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인터넷뱅킹 지문인증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고, KB국민카드도 다음달 중순 같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금융투자협회도 증권사 20곳을 중심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주식거래, 장외거래, 간편인증 등에 블록체인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처럼 비용 절감과 소비자 편의를 위해 블록체인 기술이 속속 도입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걸음마 수준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가 IT 강국임에도 불구하고 핀테크 후진국에 불과한 것처럼, 초기 단계에서의 미흡한 대응으로 단순히 트렌드로 끝날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이를 위해 우선 개선해야 될 것이 정부적 차원에서의 태스크포스(TF) 구성이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서정호 금융연구원 연구원은 "블록체인이 갖는 잠재력을 감안해 관련 부처들이 참여하는 블록체인 TF를 구성하고, 생태계 조성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며 "중앙통제형 전산시스템을 상정한 현행 전자금융거래법 조항들을 개정하거나, 전자금융 관련 법체계를 원칙 중심으로 변경할지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오프라인 중심의 금융관련 제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는 뜻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핀테크 활성화를 수없이 외치고 있지만 세계 100대 핀테크 기업에 국내 기업이 하나도 없고 사실상 중국의 핀테크 수준도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온라인 중심의 제도 개선·소비자 안전 문제 등을 민관이 합쳐 착실히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