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심상찮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부진을 겪고 있는 사이 화웨이와 오포 등 중국 업체들이 중저가폰을 앞세워 입지를 키우고 있다.
애플은 회계연도 4분기(올해 7~9월) 순이익이 전년대비 19% 감소한 90억달러(10조2000억원)를 기록했다고 26일 밝혔다. 매출은 8.93% 줄어든 469억달러로 집계됐다.
애플은 특히 중국에서 굴욕을 맛봤다. 중남미에서는 1년 전보다 7% 감소한 데 반해 중국에서는 30%나 급감했다. 중국은 미국, 유럽에 이어 애플에게 세번째로 큰 시장이다.
이에 따라 애플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은 15%에서 12.9%로 2.1%포인트나 떨어졌다.
삼성전자의 점유율도 나란히 2%포인트 떨어진 22.3%로 집계됐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가 일부 반영됐다. 1등은 지켰지만 마냥 긍정적인 성적은 아니라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중국 업체들은 승승장구하고 있다. 중국의 신흥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오포와 비보의 점유율은 각각 6.1%, 5.2%로 올랐다. 2분기에는 5.6%, 4.7%였다.
글로벌 3위 업체이자 중국 내 1위 업체인 화웨이의 점유율은 9.2%에서 9.1%로 미미하게 낮아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화웨이, 오포, 비보 외에 레노버와 샤오미 등까지 포함한 중국 업체들의 스마트폰 생산량을 1억6800만대로 추산했다.
이는 삼성과 애플을 합친 것보다 많으며 세계적으로 생산된 3억5000만대의 절반에 달한다.
중국업체들의 최대 장점은 가격이다. 주로 20만~30만원대 안팎으로 내놓고 있다. 화웨이가 최근 국내에 출시한 H폰만 봐도 그렇다.
출고가는 24만원 밖에 안되지만, 퀄컴 스냅드래곤 617 프로세서를 탑재했고 후면 카메라는 1300만 화소에 달한다. 삼성의
갤럭시S7과 애플의 아이폰7의 후면 카메라가 1200만 화소인 것을 감안하면 가성비(가격대비성능)가 상당한 수준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고가의 프리미엄 제품을 제외하면 사실상 중국 제조사들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을 장악했다고 보고 있다.
에이브릴 우 트렌드포스 연구원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주요 원동력은 중국 업체들이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