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올해 미국 대선은 한반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미국의 한반도 안보 및 외교 정책이 급변할 수 있으며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양국간 무역 마찰도 예상된다.
기본적으로 클린턴 후보는 한국과의 굳건한 동맹 관계를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그는 동맹국들이 지금까지 방위비 분담금을 늘려왔으며 한국과 맺은 상호방위조약을 앞으로도 존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트럼프는 기존에 미국이 구축해 놓은 동맹 체제를 부정한다. 미국이 전 세계의 경찰이 될 필요가 없으며 미국의 보호를 받고 싶으면 돈을 내라는 것이다. 그는 거듭해서 한국의 안보 무임 승차론을 꺼내들며 방위비 분담금을 대폭 증액토록 할 것이라고 공약했다. 그렇지 않을 경우 미군을 철수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 트럼프는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다만 지금껏 발언을 통해서는 한일 핵무장을 용인하는 동시에 한국을 거치지 않고 북한 김정은과 직접 대화할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클린턴은 트럼프의 이 같은 주장이 외교적 지식이 부족한 위험한 발상이라고 비난해왔다.
무역과 관련해서는 두 후보 모두 자국의 이익을 앞세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내세우고 있어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
한때 자유무역주의를 주창하던 클린턴은 이번 대선에서는 제조업 표심을 의식해 보호무역주의로 급선회했다. 민주당은 과거의 자유무역협정을 재검토한다는 정강을 채택했고 클린턴은 TPP를 반대하는 한편 무역 감찰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어 반덤핑 및 상계 관세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이보다 한발 더 나아가 미국의 자유무역협정을 모조리 재협상하거나 폐지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과거 클린턴이 추진했던 자유무역협정으로 미국에서 일자리 수십만 개가 사라져 노동자들에게 피해가 고스란히 전해지고 있다며 클린턴에 대한 공세를 펼쳐왔다.
트럼프는 한미 FTA로 인해 미국에서 10만 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미국의 대한 무역 적자가 두 배나 증가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트럼프가 당선될 경우 한미 FTA와 환태평양동반자협정(TPP) 등이 원점에서 전면 수정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