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통계청의 '취업시간별 취업자'를 보면 일주일 근로시간이 1시간∼17시간인 취업자는 올해 3분기 기준 134만3000명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9만1000명 늘었다.
1∼17시간 취업자 규모는 154만명을 기록한 2011년 3분기 이후 가장 많았다.
일주일 근무시간이 17시간을 밑도는 일자리는 하루 근무시간이 짧거나 일주일에 3∼4일만 근무하는 형태다.
전체 취업자가 늘어나면서 초단기 근로자도 점차 늘어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선 초단기 근로자의 증가 속도가 빠른 모양새다.
올 3분기에 전체 취업자가 1.2% 증가하는 동안 초단기 근로자는 더 큰 폭인 7.2% 늘었다.
올해 2분기에도 초단기 근로자는 4.4% 늘어 전체 취업자(1.1%)보다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 2분기부터 6분기 연속 늘어나면서 초단기 취업자는 119만9000명에서 1년여 만에 130만명을 돌파했다.
초단기 근로자가 늘어나는 것은 정부가 경력단절 여성을 고용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시간선택제 일자리를 장려한 결과다.
정부는 2012년 현 정부 임기 내에 고용률 70%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시간제 일자리를 늘려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 후에도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비자발적으로 초단기 근무를 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몰리게 된 경우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기가 어려워지며 사업체 운영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비용 부담이 큰 상용직 대신 필요한 인력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아르바이트생을 늘리는 방식으로 대응하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경기가 어려울 때마다 초단기 근로자는 뚜렷한 증가세를 보였다.
외환위기로 대량 실업사태가 빚어진 때인 1998년 4분기엔 초단기 근로자가 1년 전보다 무려 22만6000명, 1999년 1분기엔 24만4000명 늘어난 바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4분기엔 14만3000명, 2010년 1분기 17만8000명의 초단기 근로자가 더 생겼다.
문제는 초단기 취업자의 근로 조건이 나쁘다는 점이다.
일주일에 15시간 미만 근로자의 경우 고용보험 가입 의무가 없다. 상당수의 초단기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어도 제도적으로 보호받을 수 없는 지위에 놓여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초단기 근로자가 많을수록 공식 실업률과 체감 실업률의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초단기 근로자들은 취업자로 분류돼 실업률 계산에서 제외된다.
그러나 그중 현재 불안정한 일자리에 불만족해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인원은 구직 의사가 있는 것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는 "최근 단기 근로자가 늘어나는 것은 기본적으로 경기 요인이 크다"며 "경기 부양, 투자 확대를 통해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등 근본적인 대책으로 해결할 문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