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강남지역에서 각각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이상 현대백화점), 강남점(신세계백화점)을 운영 중인 두 회사가 이 지역에서의 입지를 다지고 영향력을 행사하기 위해 면세점 사업권을 따내려고 경쟁하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입찰에 참여한 5개 업체 중 기존에 면세점을 운영했던 롯데와 SK의 선정 가능성을 높게 보면서 결국 나머지 1곳을 두고 현대와 신세계, HDC신라가 경쟁하지 않겠냐고 관측하고 있다.
특히 현대백화점과 신세계는 각각 신규 면세점을 무역센터점에, 센트럴시티와 인접한 강남점에 유치할 예정인데, 면세점 사업권 획득이 강남 주도권을 좌우할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의 연 매출은 8300억원, 무역센터점은 9200억원이다. 이를 합치면 서울 최대 규모 백화점인 신세계 강남점의 올해 매출 목표인 1조700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현재 터줏대감인 현대백화점과 신흥 강자인 신세계백화점이 박빙이지만, 현대가 오랫동안 운영해온 코엑스몰 운영권을 얼마전 신세계가 빼앗은 데다 강남 면세점 사업권까지 따낼 경우에는 판세가 역전될 수 있다.
반면 현대백화점이 면세점 사업권을 획득하면 신세계를 밀어내고 이 지역 전통 강자로서의 입지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한다.
두 업체가 면세점 사업권에 열을 올리는 이유는 그동안 강북 지역 위주이던 중국인 여행객의 서울관광 패턴이 강남지역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싼커로 일컬어지는 중국인 개별관광객은 신사동 가로수길 맛집 등을 찾아다닌다.
특히 이들은 쇼핑에 사용하는 금액이 일반적인 유커(遊客)들보다 큰 편이라 유통업체 입장에서는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백화점 관계자는 "대부분 부유층인 싼커의 객단가는 일반적 유커의 2~5배"라며 "무역센터점의 매출이 크게 는 것은 지난 국경절 연휴에 방문한 싼커 덕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의 매출은 65.2% 증가했으며 신세계 강남점은 109.2%에 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