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산업 정몽규 개인 운용사서 수백억 재테크… 계열사는 일감 몰아주기

2016-10-1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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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서동욱 기자= 정몽규 현대산업개발그룹 회장이 재벌 총수 가운데 이례적으로 자신 소유인 HDC자산운용에서 수백억원대 재테크를 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대산업개발그룹 주요 계열사도 이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정몽규 회장은 2014년 11월부터 전달까지 총 14차례에 걸쳐 HDC자산운용에서 운용하는 부동산펀드인 'HDC사모부동산투자신탁5~28호'에 누적 기준 총 885억원(평균 63억원)을 납입했다.

정몽규 회장이 투자한 부동산펀드는 신한은행을 수탁사로 하는 사모 상품이다. 이 상품은 부동산 개발 관련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구체적인 투자처는 '봉명2구역아이파크', '고양일산아이파크'를 비롯해 현대산업개발그룹 계열사에서 개발하고 있는 곳이다.

정몽규 회장이 2014년부터 꾸준히 투자해 온 이 부동산펀드에 계열사는 투자하지 않고 있다.

대신 계열사인 현대산업개발과 현대아이파크몰, 아이콘트롤스는 2012년부터 HDC자산운용과 머니마켓펀드(MMF)와 채권형펀드, 퇴직연금펀드를 거래하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HDC자산운용 지분을 87% 이상 보유한 최대주주다. 상당수 계열사가 총수 개인 회사인 HDC자산운용에 일감을 몰아주는 것으로도 볼 수 있는 대목인 셈이다.

정몽규 회장은 최근 수년 사이 HDC자산운용에서 주식에서 채권, 다시 부동산으로 갈아탔다.

애초 정몽규 회장은 2011년 10월 HDC자산운용에서 내놓은 주식형펀드 'HDC글로벌사모증권투자신탁1호'에 50억원을 넣으며 첫 투자를 시작했다.

반면 이듬해부터는 주식형 상품에 대한 추가 투자 없이 머니마켓펀드(MMF)나 채권형펀드로 눈을 돌렸다.

정몽규 회장은 2012년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총 11차례에 걸쳐 HDC자산운용 MMF에 누적 기준 414억원(평균 38억원)을 넣었다. 2014년 12월에는 채권형펀드인 'HDC트리오사모증권투자신탁395호'에 45억원을 투자했다.

그러나 2015년 이후는 채권형 상품에 더 투자하지 않았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HDC자산운용이 내놓았던 채권형펀드나 MMF가 워낙 작은 규모라 상품 자체를 없앤 것으로 안다"며 "정몽규 회장도 자금을 뺄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몽규 회장은 2014년까지 직접 HDC자산운용 감사를 맡았었다. 매제인 김종엽 인트란스해운 대표는 지금까지 10년 넘도록 비상무이사로 일한다.

계열사 일감을 늘려온 HDC자산운용은 2015년 영업이익을 1년 만에 2배 가까이 늘렸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정몽규 회장이 개인적으로 투자하는 부분이라 우리도 구체적으로 아는 게 없다"며 "추가로 알려줄 수 있는 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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