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삼성의 악재가 애플 주가를 끌어올리고 있다.
삼성 갤럭시노트7의 발화 및 폭발 문제가 불거진 뒤 서서히 힘을 받던 애플 주가는 교환된 노트7마저 안전성 문제에 휘말린 뒤 삼성이 결국 생산 중단을 선언하면서 주가 상승세가 가팔라졌다.
물론 애플의 신제품 아이폰7의 출시 역시 애플 주가 상승에 힘을 보탰다.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3분기(7~9월)에 애플이 작년 동기보다 300만대 줄어든 4,500만대 아이폰을 판매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애플은 새로운 아이폰이 온라인 사전주문 기간 동안 준비 물량이 전량 매진됐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몇 주 동안 여러 애널리스트들은 애플의 실적 전망치를 속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 주요 통신사들의 아이폰 주문량이 강력한 데다 갤럭시노트7의 안전성 문제에 따른 반사이익이 기대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애플은 오는 25일에 3분기 실적을 공개할 계획이다.
다만 CNN머니는 애플이 삼성의 악재로 얼만큼의 수혜를 입을 수 있을지 확인하지 어렵다며 화웨이, 소니, LG, 샤오미 등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더 큰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갤럭시노트7을 택한 이용자들은 안드로이드 기반의 스마트폰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달 처음으로 프리미엄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출시한 구글 역시 삼성 악재에 따른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
삼성이 신작인 갤럭시S8을 오는 2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공개해 노트7의 실패를 만회하려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삼성의 명예 회복이 단기간에 이뤄질 수 없을 것이란 비관론도 제기된다.
글로벌 금융조사기관인 CFRA의 안젤로 지노 애널리스트는 10일, 실추된 삼성의 신뢰도가 단기간에 회복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9월로 끝나는 회계연도에 애플의 아이폰 판매량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안전성에 대한 의구심은 삼성의 차기 출시작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