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9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688조4000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6조1000억원 늘었다.
9월 증가액은 전년 같은 때보다 1000억원 적은 수치로, 지난 8월(8조6000억원)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줄었다. 하지만 2010~2014년 9월 평균(1조6000억원)의 4배에 육박할 정도로 여전히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17조9000억원으로 9월 한 달간 5조3000억원 증가했다. 전월(6조1000억원)보다 증가폭이 1조원 가깝게 줄었다. 그렇지만 2010~2014년 평균 1조9000억원의 3배 수준이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마이너스통장대출, 예·적금담보대출 등 기타대출 잔액은 169조7000억원으로 전월 말 대비 8000억원 늘었다. 추석 상여금 등 계절적 요인으로 전월(2조5000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작년 같은 달(2000억원)보다는 크다.
가계대출 성격이 강한 개인사업자대출은 지난 9월 한 달 동안 2조2000억원 증가했다. 개인사업자대출을 포함한 전체 중소기업 대출이 2조1000억원 늘어난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자영업자 등이 은행에서 빌린 돈이 대부분인 꼴이다.
다만 정부가 가계부채 총량 관리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10월 들어 일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기업 등 6대 은행의 10월 가계대출 증가액은 5영업일 동안 7420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같은 때(1조7788억원)보다 42% 적은 수치다. 특히 국민은행과 신한은행 등은 가계대출 잔액이 줄었다.
이는 정부가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빠른 금융사에 대해 특별점검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사실상 총량규제를 시사하면서 은행들이 대출 관리에 나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달 초 "은행이 자율적으로 설정한 연말 가계대출 목표치 상황을 점검하고, 가계대출 증가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금융회사는 건전성 및 리스크 관리 차원의 금감원 특별점검을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