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진영 기자 = '코미디 빅리그'의 장수 비결은 먼 데 있지 않았다. 프로그램에 출연하고 있는 개그맨들의 '특급 입담'으로 기자 간담회장에서는 웃음이 가시지 않았다.
11일 오전 서울 영등포 타임스퀘어 아모리스홀에서는 tvN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의 5주년을 기념하는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코미디 빅리그'가 처음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다"고 인사한 이국주는 간담회 내내 다른 이들의 발언에 유쾌한 반응을 보이며 분위기 메이커로 활약했다.
이국주가 '꽃등심'으로 활약할 때까지만 해도 '코미디 빅리그'에서 그의 존재는 미미했다. 하지만 이후 배우 김보성을 흉내낸 '의리!'와 '먹방'에서 빠지면 섭섭한 단어가 된 '호로록' 등 여러 히트곡을 양산하며 '코미디 빅리그'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코빅' 이전가지만 해도 유행어 만들기가 쉽지 않았어요. 근데 이 프로그램 하면서 얻어걸린 게 많아요. '의리'는 제 거라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건 선배 거를 변형한 거라. 그렇지만 '호로록'은 내 거가 아닌가 싶어요. 아직도 '먹방'에서 면 같은 거 드실 때 많이 쓰시더라고요. 또 2011년에는 '갱~장하죠' 이걸 밀고 싶었는데 그건 잘 안 됐어요."
이국주가 유행어 제조기라면 장도연은 "10년 동안 유행어 없이 버텼다"고 자부했다. 이세영 역시 "선배들에 비해 큰 캐릭터는 없다"며 이소룡 흉내를 내 웃음을 자아냈다.
박나래는 절친한 사이이기도 한 양세형과 관련한 일화로 장내에 큰 웃음을 선사했다. 그는 "양세형이 무대에서 용이 될 거라고 했었는데 내가 정말 그가 승천하는 걸 봤다"고 폭로했다. 양세형은 "농담으로 했던 말"이라고 수습하려 했지만 MC를 맡았던 개그맨 조우용은 "농담이라고 하는데 내가 진지하게 말하는 거 들었다"며 양세형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코미디 빅리그'를 기획한 김석현 국장은 진정성 있는 소감으로 현장에 모인 이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5년 전에 시작할 때 회사에서 우선 10개만 해보라고 했어요. 그래서 시즌1이란 타이틀을 달고 나왔죠. 부담감이 컸어요. '열 개 안에 자리를 잡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죠. 저를 믿고 작가, 연기자 분들이 많이 왔는데 폐지되게 되면 그들에게도 문제가 될 거 아니에요. 또 자리를 못 잡고 폐지되면 다시는 이런 프로젝트를 기획 못 하겠다는 생각도 들어 불안했어요."
그래서 김 국장은 시즌1 때 활약해 준 개그맨들을 잊지 못 한다. 그는 "안영미가 '간디작살'이란 유행어를 냈던 코너, 빙닭 같은 캐릭터들이 등장했던 옹달샘의 '태양의 서커스', 졸탄의 '졸탄극장' 등의 코너와 그때 그 출연진의 열심히 하던 광경이 잊히지 않는다. 그분들께 큰 마음의 빚을 지고 있다. 물론 그 이후 수많은 코너들이 나왔지만 그때를 잊을 순 없을 것 같다. 아마 제가 죽을 때까지 잊지 못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덕균 작가는 일주일 내내 하는 고민이 '이거 방송에 나가도 돼?'라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장 작가는 "박성재 PD랑 이 얘기를 일주일에 열 번은 할 거다. 박 PD는 내게 '형이 생각을 해봐'라고 하는데 판단을 좀 자기가 했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덧붙여 '코미디 빅리그'의 자체 심의 기준이 "가족이나 지인들이 보고 '야, 그게 뭐냐'라고 하면 안 된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tvN의 공개 코미디 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는 지난 2011년 9월 17일 첫 방송돼 5주년을 맞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