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이혜훈 새누리당 의원은 "디젤 차량에 유리한 세제가 디젤차 수요를 촉진해 미세먼지를 심화시켰다"며 "세제 개편으로 디젤차 수요 감소를 유도하지 않는 것은 경제부총리의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올해 4월 말 국토교통부 기준에 따르면 국내 디젤차 등록대수는 883만8993대로 가솔린차 990만2836대의 89%에 달한다. 신규 등록차량은 디젤차(68만4383대)가 가솔린차(68만1462대)를 추월했다.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NOx)은 미세먼지 중에서도 독성이 가장 높다. 환경부에서도 국내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의 22%가 자동차에서 나온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정부는 그동안 디젤 차량을 친환경차량으로 권장하며 상당한 세제 혜택을 제공, 디젤 차량의 수요 증대를 부추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2007년부터 배기가스 기준을 만족하는 디젤 차량의 환경개선부담금을 감면해줬다. 이는 차종에 따라 연 10만~30만원에 이른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초점을 맞춘 '저공해차량 인증제도'에 따라, 디젤차는 혼합통행료를 면제받고 공영주차장 이용료도 50% 감면 혜택을 받았다. 휘발유의 85%에 불과한 경유 가격도 혜택으로 꼽힌다. 우리나라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다섯 번째로 경유에 붙는 세금이 적다. 환경부는 디젤차 수요를 줄이기 위해 경유에 부과되는 세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기획재정부는 서민증세⋅물가상승 등을 이유로 반대 입장을 고집해 왔다.
이 의원은 "디젤 신차에 대한 과세를 높이면 서민층에 부담을 주지 않으면서도 환경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자동차 회사 중 디젤 차량 비중이 높은 회사들이 주로 수입차 회사들이라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1~4월 기준)에 따르면 푸조와 시트로엥은 디젤차 판매 비중이 100%에 달하고 이어 랜드로버(97%), 아우디(92.3%), 볼보(89.8%) 순이다.
이 의원은 "디젤 신차에 대한 세금을 높이더라도 생계형⋅영업용 차량(중대형 트럭, 건설장비 등)에 대해서는 차별화할 필요가 있다"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