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TV를 보면서 스마트폰을 보는 미디어 멀티태스킹이 미디어 내용을 잘 기억하지 못하게 하는 동시에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보지 못하게 한다는 연구결과가 11일 나왔다.
고려대 정세훈 교수와 명지대 황유리 교수가 미디어 멀티태스킹(media multitasking)의 효과에 관한 논문을 세계적 권위의 학술지 '인간 커뮤니케이션 연구(Human Communication Research)' 최신호에 출간했다.
논문에 따르면 미디어 멀티태스킹을 할 경우 TV 내용의 기억이나 이해도와 같은 인지적 효과는 감소(표준화된 효과 d=-.71)하는 반면, TV 내용에 대한 설득은 증가(표준화된 효과 d=.37)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 교수는 "미디어 이용자들이 멀티태스킹을 하는 것은 미디어 제작자 및 광고주에게 위기이자 기회"라면서 "멀티태스킹을 하게 되면 내용을 덜 기억 하지만 광고 메시지에 더 많이 설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논문에서는 멀티태스킹을 하는 상황에서 두 매체 간 내용의 관련성이 높은 경우 멀티태스킹의 부정적 효과가 감소하는 반면 관련성이 낮은 경우 멀티태스킹의 부정적 효과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광고주들이 크로스 미디어(cross-media) 및 통합적 마케팅 커뮤니케이션(integrated marketing communication) 전략을 활용해 TV와 스마트폰에서 관련성이 높은 광고를 동시에 노출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또한 어린이나 30대 이상의 성인에 비해 20대 대학생들에게 멀티태스킹의 부정적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났다. 정 교수는 "멀티태스킹은 많이 할수록 인지 능력을 저하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미디어 이용자의 입장에서는 멀티태스킹은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