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중국의 부자는 돈을 버는 것보다 룰을 만드는 데 무한한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
최근 한 지인으로부터 전해들은 말이다. 중국 기업들이 기존의 룰을 그대로 따르는 ‘룰 옵서버’에서 새판을 짜고 룰을 만드는 ‘룰 세터’로 변신하고 있다는 뜻이다.
마윈은 올 상반기에만 전 세계 30여개 국가와 지역을 돌아다니며 eWTP를 홍보해 열띤 호응을 얻었다. eWTP 관련 협력을 위해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이 알리바바 본사까지 날아왔을 정도다. 그렇게 마윈은 전 세계 국가간 무역 장벽을 허물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인터넷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구상에 한걸음씩 가까워지고 있다.
또 다른 예다. 최근 중국에서는 인터넷+금융, 인터넷+제조업, 인터넷+교통, 인터넷+농업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전통산업과 인터넷 기술의 융합이 이뤄지고 있다. 이른 바 ‘인터넷 플러스’ 혁명이다. 지난 해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에서 국가 인터넷대계로 채택됐다. 이것을 처음 제안한 건 중국 최대 인터넷기업인 텐센트 마화텅 회장이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마윈이나 마화텅처럼 중국의 기업인이 경제 발전을 위한 새 구상을 내놓으면 중국 정부는 적극 귀 기울인다. 기업인은 우리나라로 치면 국회의원·정부 자문위원에 임명돼 정책 입안 과정에 목소리를 내고 정부 경제 개혁에 적극 참여한다. 시진핑 주석, 리커창 총리가 주최하는 경제좌담회나 집단학습에 초청돼 강연할 정도로 신임과 존중을 받는 것.
반면 우리나라는 어떠한가. 대기업의 조직적인 경영비리, 무능하고 무책임한 경영행태가 매일같이 신문을 장식한다. 또, 국감 때마다 줄줄이 불려 나온 기업인에게 막말도 불사하며 죄인 취급하는 정치인을 보고 있으면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