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마사회가 찬성여론 조작을 위해 불법 ‘카드깡’을 벌이고, 고액 배팅용 밀실을 운영한 사실이 드러난 가운데 현명관 회장이 당시 약속한 경마장 폐쇄를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6일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김철민 의원에 따르면 2014년 6월 용산구 주민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용산경마장의 임시 개장을 강행할 당시 현명관 회장이 "(용산)구민 여러분이 걱정하는 문제가 없도록 하겠습니다"고 말했다. 그러나 마사회는 성범죄 등 전과자를 경비원으로 불법 고용해 지역사회에 심각한 우려를 낳았고, 경비원과 환경미화원들은 물론 마사회 소속 유도단과 탁구단 선수들까지 찬성집회에 강제 동원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 경찰수사 결과 불법 ‘카드깡’을 통해 조성한 자금으로 찬성집회에 동원된 이들에게 일당을 지급하거나 식대를 대납하고, 반대집회 참석자들을 폭행한 벌금까지 지원하는 등 여러 범죄혐의까지 추가 확인됐다.
김철민 의원은 "용산구 지역사회의 격렬한 반대운동에 대한 마사회의 대응 방식은 한마디로 ‘돈’"이라며 "마사회는 용산경마장이 정식 개장한 작년 5월 31일부터 1년 동안 8000만원에 달하는 경품을 지급해 이용객을 끌어 모았다"고 설명했다.
또 2012년까지 매년 4700만원을 지원하던 ‘지역기부금’을 경마장 이전 반대운동이 시작된 2013년부터 2배 이상으로 늘렸고, 올해는 1억 2700만원까지 증액했다.
더군다나 전국 화상경마장 중에서 2014년말부터 오직 용산에서만 시행하고 있는 ‘지역발전기금’과 ‘지역상생장학금’이라는 제도를 통해 현재까지 용산지역 노인단체와 장학금 등에 지급된 금액만 10억 2500만원에 달했다. 앞으로도 약 20억원이 추가 지원될 예정이다.
현재 용산화상경마장의 1인당 마권 구매액은 지난해 기준 115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전용의 워커힐을 제외하면 강남(청담)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것이다. 이는 전국 화상경마장 평균의 2배에 달한다. 연간이나 월간 구매액이 아니라 단 1회 경마장 입장으로 웬만한 기업 인턴의 한 달 월급을 마권 구매에 소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철민 의원은 “2014년 초부터 시작된 용산주민들의 천막농성이 이번 달 17일이면 벌써 1000일째를 맞이한다"며 "전업주부들과 학교 선생님들, 수녀님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반대운동을 지속하는 이유는 마사회가 언젠가는 폐쇄 약속을 지킬 거라는 믿음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사회가 평범한 주민들을 거리의 투사로 만든 것"이라며 "주민들의 우려가 현실로 확인된 이상 그분들이 하루빨리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마사회가 폐쇄 약속을 당장 이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