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 JTI 코리아가 불을 붙였다.
5일 업계에 따르면 JTI는 지난달 국내 최초로 액상캡슐(카트리지)타입 전자담배를 출시했다. JTI가 국내 전자담배 시장에 이처럼 적극적으로 나선 데는 아직 타 대기업이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서다. 이는 한발 빠른 진출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지난해 초 담배값 인상으로 인한 가격상승의 부담이 흡연자들의 기호 변화를 크게 부채질 했다. 보건복지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의 담배 연간 판매량은 2010년 44억갑에서 2013년 43억갑으로 줄었으며, 가격 인상이 있던 지난해에는 33억갑으로 급감했다.
기존 잎담배 시장에서 이탈한 소비자는 비흡연자로 남거나 혹은 다양한 시장에 흡수된 것으로 분석된다. 그 중 대체재로 가장 주목받는 곳이 전자담배 시장이다.
국내에는 아직 미미한 편이지만 전자담배의 증가는 세계적 흐름이다. 미국의 금융기업 웰스파고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8년 약 200억원에 불과했던 전자담배 시장이 2013년 1조7000억원까지 늘었다. 5년만에 80배가 넘는 규모의 성장을 보인 것. 아울러 해당 기관은 오는 2017년에 전자담배 시장규모가 100억달러(약 10조20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JTI는 전자담배의 가능성을 일본에서 먼저 확인했다. 현재 일본에서는 필립모리스와 JTI가 전자담배 시장을 두고 뜨겁게 격돌 중이다. 작년부터 필립모리스재팬이 일본 전역에서 선보인 전자담배 'iQOS'는 올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등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JT 역시 전자담배 ‘프룸테크’를 통해 필립모리스에 맞서고 있다.
일본시장에서 가능성을 확인한 필립모리스는 한국 시장에도 전자담배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아직까지 별다른 계획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올해 3월과 10월부터 변경된 정부의 담배사업법 관련 법안도 전자담배 유통의 호재로 작용한다.
정부는 현재 니코틴 농도와 상관없이 니코틴이 희석된 액상 부피에 따라 1㎖당 1799원의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이에 전자담배 소매인은 니코틴 원액과 무니코틴 액상을 따로 판매해 왔다. 하지만 올해 3월부터 니코틴 원액 판매가 불법화되고 이달 1일부터는 무니코틴 액상이 의약외품 허가를 받아야만 판매가 가능해지는 등 니코틴 함량에 따른 세금부과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이에 따라 액상 가격이 인상됨으로써 전자담배 유통 소매인은 사업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
현재 일부 전자담배 유통 소매인들은 세금 회피를 위해 합성니코틴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JTI 관계자는 "자사에서 출시한 로직의 액상 캡슐은 담뱃잎에서 추출된 안전한 니코틴을 사용함은 물론 합법적 유통경로를 따르고 있다"며 "제품은 세금이 다 부과된 것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 비해 가격 경쟁력을 가지는 구조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