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테리사 메이가 이끄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좌초될 뻔 했던 중국 원자력발전 기업의 영국 진출이 드디어 성사됐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영국 정부와 중국 국영기업 중국핵전집단공사(CGN), 프랑스의 국영 에너지업체 EDF가 29일(현지시간) 총 규모 180억 파운드(약 25조7800억원)의 영국 '힝클리 포인트C' 원자력발전소 건설 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전했다.
이로써 영국 '힝클리 포인트C' 원전 사업이 우여곡절 끝에 필요한 민간·정부 절차를 모두 마무리하고 실질적인 추진 단계에 들어섰다.
영국 새 정부는 지난 7월 계약 체결 하루 전날 돌연 연기를 선언했다. 중국 CGN의 투자 일부가 중국 국영 군수업체 중국핵공업집단공사(CNNC)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나중에 확인, 안보 우려가 제기됐다는 이유였다. 이후 중국이 강하게 반발하며 경고했고 영국 정부는 뒤늦게 승인 결정을 내렸다.
계약 내용에 따르면 프랑스의 EDF와 중국의 CGN은 각각 66.5%, 33.5%의 지분을 갖고 영국 남부 힝클리 포인트에 원자로 2기를 건설한다. 해당 원자로는 2025년 송전업무를 시작해 영국 내 전력수요 7%를 책임진다.
이 중 하나인 브래드웰 원전 건설 프로젝트는 CGN이 66.5%를 투자, 중국 기술의 원자로인 화룽(華龍)호를 조성하기로 했다. 이에 중국 원전의 선진국 시장 진출의 길이 열렸다는 중국 국내외 평가도 쏟아졌다. 특히 유럽지역 원전 수출의 기반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환구시보는 강조했다.
앞서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중국 원전기업의 영국 원전건설 프로젝트 참여의 의의로 △ 중국 원전기업과 세계적인 수준의 프랑스 원전 기업간의 협력 심화 △ 중국 원전의 국제화, 기술력 제고의 기회 △ 원자력에너지가 미래 신에너지임을 입증 등을 들었다.
프랑스 EDF와의 원전건설 프로젝트 참여로 수익을 창출함은 물론 글로벌 일류 수준의 원전 기술과 운영·관리방식을 배울 수 있으리라는 것. 이를 통해 중국 원전 가동효율 및 안정성을 크게 높여 세계 최고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또, 영국이라는 보수적인 선진국이 20여년 만에 새롭게 원전사업에 나섰다는 것은 원자력에너지가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미래에너지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증거라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