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윤세미 기자 =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8일 8년만에 처음으로 산유량 감축에 대한 잠정적 합의에 이르렀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낙관론을 경계하는 모습이다. 이번 합의가 장기적 공급 전망을 크게 변화시키지 못하며 실질적 감산 이행 여부도 지켜봐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OPEC은 현지시간 28일 알제리에서 비공식 회의를 열고 일일 생산량을 현재의 3,320만 배럴에서 3,250만~3,300만 배럴로 감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OPEC이 감산 합의에 이른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OPEC은 회원국별 감산 목표치를 정한 뒤 11월 30일 빈에서 열리는 정례회의에서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만약 감산 합의가 엄격히 이행되어 유가를 뒷받침할 경우 전 세계에서 원유 생산이 늘어나는 결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유가가 꾸준히 배럴당 50달러를 상회하면 미국 셰일유 업체들이 대거 생산 재게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OCBC의 바나바스 간 이코노미스트는 일일 약 20만~70만 배럴로 예상되는 감산량은 원유 공급 증가세를 통제하여 수급 균형을 맞추기엔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씨티 리서치는 이번 잠정 합의는 오는 11월 30일 열리는 OPEC 정례회의까지 이 문제를 잠시 미뤄놓은 것에 불과하다며 각 회원국들이 감산 할당량에 만족할지, 실제로 감산 약속을 지킬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소시에테 제네랄 역시 이번 합의가 유가 전망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은행은 올해 4분기 유가 전망치를 50달러, 내년 4분기 전망치를 60달러로 제시했다.
28일 소시에테 제네랄의 마이클 위트너 애널리스트는 이번 합의에서 제시된 감산량에 비해 실질적인 감산량은 훨씬 적을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그는 이번 합의가 실질적 감산 효과를 가져오지 못하더라도 사우디아라비아와 OPEC이 다시 글로벌 원유 시장을 적극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인 만큼 앞으로 행보를 주의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