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국 기자(마드리드·바르셀로나)="젊은 영농인 육성, 협동조합의 규모화로 농업 경쟁력을 높일 계획입니다."
이는 스페인 농업협동조합의 대표기구인 ACS(Agro-food Cooperative Spain)의 아고스틴 에레로 대표가 한말이다.
스페인은 다른 유럽국가들처럼 1800년대 중후반부터 농·축·수산업 등 다양한 협동조합이 설립되기 시작했다.
유명 축구 구단인 레알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도 축구팬들이 출자한 협동조합이다. 스페인의 17개 자치주에는 협동조합을 아우르는 대표 협동조합 17개가 있다. 200여년간 우후죽순 설립된 협동조합의 자생력을 높이기 위해 1989년 ACS가 설립됐다.
ACS는 수익사업을 전혀 하지 않고 회원조합이 내는 회비로만 운영한다. 이곳 25명의 직원들은 17곳의 지역농협 대표기구와 3838개 지역농협을 실무적으로 지원한다.
이들은 대형 유통업체와의 협상, 조합원 교육, 유럽연합(EU) 보조금 지원 대행 등의 업무를 수행한다. ACS 회장은 각 지역 대표 협동조합장 17명이 선거로 뽑는다.
바르셀로나가 위치한 스페인 북동부지방의 카탈루냐주에는 214개 농업협동조합에서 견과류, 올리브, 포도, 신선과일 등 다양한 작물을 생산하고 있다.
올리브 생산 세계 1위 나라답게 109개 협동조합이 올리브를 재배하고 있다. 농산물 생산 이외에도 베이커리, 박물관, 숙박업, 농촌체험, 세차장, 박물관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같은 서비스업은 전체 매출액의 50% 범위내에서만 허용한다. 카탈루냐 전체 조합의 연 매출액은 15억7400만유로로 조합당 평균 700만유로 정도다. 2014년과 비교해 협동조합 숫자는 3.2% 감소했는데 협동조합당 평균 매출액은 0.3% 늘었다.
카탈루냐주뿐 아니라 스페인 전체 협동조합의 추세도 비슷하다. 스페인 농업협동조합은 2008년 4022개에서 2015년 3838개로 4.6% 줄었다.
반면 매출액은 같은기간 200억9500만유로에서 261억8300만유로로 30.3% 늘었다. 이같은 성과는 작은 협동조합들을 통·폐합해 경쟁력있는 협동조합으로 키우는 작업이 한몫했다.
그러나 스페인 협동조합들은 '농업인구의 고령화'라는 위기를 맞고 있다. 카탈로냐 농업협동조합의 경우 조합원 중 45세 미만이 14%에 불과하다.
젊은 영농후계자를 키우기 위해 EU와 스페인 정부, 카탈루냐가 분담해 1인당 8만 유로(약 1억원)의 육성자금을 3년간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카탈리냐에 45세 미만 영농인이 800명 이상 늘었다.
대형 유통업체에 맞서 경쟁력을 키우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아고스틴 에레로 대표는 "스페인 1위 슈퍼마켓인 쑤뻬르 메르까도와 까르푸 등 대형마트의 물량공세가 거세지면서 조합의 마진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대형마트와 경쟁해서 살아남으려면 조합을 통폐합해 덩치를 키우고, 생산비를 절감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주경제·농림축산식품부 공동기획]